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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무장봉쇄 라싸 ‘조용’…국외선 항의시위 ‘시끌’

등록 2008-03-16 20:08수정 2008-03-16 23:55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의 남걀사원에서 15일 티베트 망명자들이 촛불시위를 열고 있는 가운데 한 승려가 티베트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날 수십명의 망명자들은 며칠전 인도 당국이 10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한 뒤 중단했던 고향을 향한 대장정을 재개핬다. 다람살라/AP 연합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의 남걀사원에서 15일 티베트 망명자들이 촛불시위를 열고 있는 가운데 한 승려가 티베트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날 수십명의 망명자들은 며칠전 인도 당국이 10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한 뒤 중단했던 고향을 향한 대장정을 재개핬다. 다람살라/AP 연합
“도심엔 군인들만”…인도 등 수천명 유혈진압 성토
중-티베트, 서로 비난…유엔·앰네스티 중재 나서
20년 만에 최대 규모 유혈충돌을 빚은 중국 안의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는 16일 발원지인 라싸에서는 중국 당국의 봉쇄로 숨을 죽이고 있으나, 인근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홍콩의 케이블방송 보도를 인용해, 40~60명씩의 무장 군인을 태운 200여대의 군용 차량이 16일 라싸 중심부에 집결해 도시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방송 화면 속의 라싸 도심엔 군인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라싸의 일부 상점들이 다시 문을 열고 택시 등이 다시 운행되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분리독립을 요구한 1959년 봉기일 4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0일부터 시작된 티베트 불교 승려들의 소규모 시위가 14일 160여곳이 방화되며 격화됐다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주변지역과 해외에서는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16일 쓰촨성 엉아와에서는 수백명의 승려와 주민들이 키르티 사원에서 예배를 끝낸 뒤 시위를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간쑤성 샤허에서는 16일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칭하이성에서는 100명의 학생들이 란저우에 있는 대학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자유티베트운동’이 밝혔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위치한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 다름살라에서는 16일 1천명에 이르는 망명 티베트인들이 중국 국기를 불지르거나 짓밟으며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을 성토했다. 앞서 15일 중국 서북부 간쑤성 샤허에서는 승려들이 이끈 3천~4천명 규모의 시위대가 시청을 향해 행진을 벌였다. 유엔본부 앞에서는 14일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40~50명이 시위를 벌였다. 네팔 카트만두와 스위스 취리히에서도 15일 각각 1천여명이 유혈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강제진압을 우려하고 중국 정부의 자제를 촉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라싸 내부와 근처에 경찰과 군병력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에 염려가 된다”며 체포된 승려와 시민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의 직접 대화를 촉구했고,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차원의 독자적 조사를 주문했다. 마리 오카베 유엔 대변인은 “대치와 폭력을 피하기 위해 모든 관련자들이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이날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톱선수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 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 있는 티베트 망명자 100명은 16일 자신들만의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를 가졌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위치한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 다름살라에서 16일 티베트 망명자들이 중국 국기를 불태우며 유혈진압에 항의하고 있다. 다름살라/AP 연합
티베트 망명정부가 위치한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 다름살라에서 16일 티베트 망명자들이 중국 국기를 불태우며 유혈진압에 항의하고 있다. 다름살라/AP 연합
이런 가운데, ‘폭력진압’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은 이번 시위가 달라이 라마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 사법당국은 15일 투항을 촉구하는 공고문에서 “라싸에서 발생한 시위는 달라이 라마 집단이 티베트를 조국에서 분리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공모한 것이며 티베트 소수민족들의 평화로운 삶을 파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영어뉴스 서비스로 중국에 유리한 내용을 해외로 전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신화통신> 중국어뉴스 서비스 등 국내 언론이 티베트 시위 자체를 보도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중국 정부 당국의 비난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으며 이번 항거는 민중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다름살라에서 시위 탄압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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