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중국 전인대…‘원총리 반대 33표’

원자바오중국총리는 티베트 주민소요는 베이징올림픽을 무산시킬려는 목적에서 기도된 것으로서 중국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있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

반대 688표 얻은 간부도..부장 4명 반대표 100표 넘어

'고무도장' 비판을 들었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 반대표가 확연히 늘어났다.

제11기 전인대가 17일 대표 2천946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원 조각을 놓고 임명 동의 투표를 한 결과 4명의 부장(장관)이 100여장이 넘는 반대표를 기록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8일 보도했다.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부장은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으로 무려 384표의 반대표가 쏟아져 당사자를 아연케 했고 이어 류즈쥔(劉志軍) 철도부장이 211표.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156표의 반대표를 기록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서 국무원 비서장으로 옮긴 마카이(馬凱) 국무위원도 117표의 반대표를 받았으며 다른 부장들도 30여장 안팎의 반대표가 속출했다.

한 대표는 폭설 재해 대처능력이 미흡했던 철도와 민생과 관련이 깊은 교육, 거시경제 부문에 대한 인민의 불만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철도국장은 류 부장의 득표율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당황한 표정으로 곧 자리를 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순조롭게 연임에 성공했지만 반대 21표, 기권 12표를 받음으로써 지난 5년간 경제운영 실적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투영시켰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와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위원장이 각각 5표, 6표의 반대표를 얻은 것과 비교된다.

새로 부총리에 오른 리커창(李克强) 정치국 상무위원은 10표의 반대표를,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는 23표,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는 30표,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는 11표의 반대표를 얻었다.

심지어 한 전인대 상무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무려 688장의 반대표가 쏟아져 회의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는 전인대의 표결 방식에 전자투표 방식이 정착되면서 비밀성이 보장된데다 당내 민주화의 진전으로 대표들의 의견 표출이 한결 자유로워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인민대표대회의 간부 선출 방식은 박수에서 거수, 무기명 투표, 비밀기표, 전자표결로 서서히 진화해왔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