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블로그] 티베트 망명정부의 영어 교육

등록 2008-04-10 12:28수정 2008-04-10 14:37

티베트 망명자들이 16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AP 연합
티베트 망명자들이 16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AP 연합
인도 다람살라에 자리한 티벳 망명정부, 망명정부 당국은 티벳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엔 영어가 필수과목이다. 어느 나라고 모국어와 함께 영어는 반드시 배워야할 과목이기에 티베트 망명정부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사실은 그다지 신기하게 보일 리 없다. 그러나 티베트 망명정부가 영어교육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망명정부는 티베트의 운명을 걸고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시킨다.

티베트 망명정부와 티베트인들은 국제사회에 중국에 강제적으로 병합 당한 티베트의 슬픈 역사를 알리는 한편, 티베트의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중국 측의 교묘하면서도 잔인무도한 정책을 고발해 인류의 양심을 일깨우려한다. 국제사회에 티베트의 처지를 알리기 위해선 국제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언어, 즉 영어를 알아야 한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반드시 가르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의 티베트탄압 중단과 티베트의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은 한결 같이 영어를 통해 티베트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CNN이나 BBC 등 영미언론을 통해 등장하는 티벳 독립운동가치고 영어 못하는 사람 본 적이 없다. 9물론 발음은 영어 같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점 만은 기억하자. 그들의 영어엔 깊은 울림이 있다.)

이 나라엔 영어열풍이 거세다. 이 열풍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열풍은 점점 더 거세어지기만 한다. 새정권 출범 준비의 총책임을 맡은 사람이 한다는 말이 글쎄 '오렌지'를 '오륀지'로 써야 한단다. 차라리 개그맨이 내뱉은, '웃자고 한 이야기'라면 좋으련만.... 그런데 이 나라의 영어 열풍이 국제사회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목적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영어 잘 해서 좋은 성적 따서 좋은 학교에 진학해 높은 자리 얻어 잘 먹고 잘 살려고, 아님 우리의 아이가 혹 영어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 힘든 인생을 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영어에 몰입하는 것은 아닐까?

중국의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티베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티베트의 처지를 알려 인류의 양심을 일깨우기 위해 결사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티베트 아이들 앞에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