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운 중국과 대만 양안 대립의 역사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부총통 당선인이 12일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양안의 경제협력과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1949년 국공(國共)내전이 종결되고 국민당 정권이 대만으로 넘어간 이후 양안 지도자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회동은 59년만의 양안간 최고위층의 만남으로 기록된다.
남.북한이 비공식.공식 접촉을 거듭하면서 두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반면 대만해협을 경계로 한 양안에선 지도자간 만남을 상상키 어려웠었다.
따라서 이번 `후-샤오 회동'은 내용보다도 의미에 더 방점이 찍혀진다.
장기 대치 상태였던 대만해협 양안이 두 지도자의 만남으로 `해빙'과 `개방'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한다.
마잉주(馬英九) 체제의 출범과 함께 양안관계의 개선이 점쳐지기는 했지만 대만 대선이 끝난지 불과 20여일만에 양안 지도자가 전격 회담을 가진 점은 앞으로 동아시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양안관계 개선의 속도를 미뤄 짐작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중국의 극진한 대접 = 당초 보아오포럼에 `양안공동시장 재단 이사장'이라는 민간인 자격으로 참석한 샤오 당선인을 중국이 어떻게 대우할지 추측이 분분했다.
`샤오 이사장'은 엄연히 지난달 22일 대선에서 마잉주(馬英九) 당선인과 함께 승리한 대만의 차기 정부 지도자이지만 대만을 중국 영토에 부속된 `성(省)'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샤오 당선인을 대만 정부 대표로 인정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측은 샤오 당선인을 천윈린(陳雲林)을 공항에서 영접토록 하고 중앙경위국 요원을 보내 경호토록 하는 등 외국 지도자와 다를 바 없는 의전을 갖췄다. 보아오포럼 개막식장에서도 샤오 당선인을 외국 정부 수뇌들과 함께 가장 앞자리에 앉도록 하는 등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과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대만 대표단은 통상 뒷자리에 앉았었다. 보아오포럼 개막식이 끝나고 후 주석은 20분간 `샤오 이사장'을 필두로 한 대만 대표단과 회담을 가진 뒤 하이난성 정부가 주최한 만찬에서도 샤오 당선인을 각국 정상 및 정부 수뇌들과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혔다. 만찬이 끝난 후 후 주석은 문 밖으로 먼저 나가 샤오 당선인을 친히 배웅하기도 했다. 후 주석은 샤오 당선인에게 "오늘 만남이 있어 매우 기쁘고 만족스럽다. 오늘의 회담이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경제협력에 합의 = 두 지도자는 회담에서 모두 양안 경제협력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협력이 양안의 민감한 정치적 대립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후 주석은 경제협력은 양안 인민들의 공통된 희망이라며 "세계 경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양안 인민들이 기회를 잡고 도전에 함께 맞서면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번영 시나리오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오 당선인도 후 주석에게 "지난 20년간에 걸쳐 양안은 무역 분야에서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며 "경제협력은 양안 관계를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가까운 경제관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오 당선인은 나아가 ▲양안 직항의 신속한 실시 ▲중국인의 대만관광 개방 ▲양안 경제무역 정상화 ▲양안 협상 틀의 복원 등 4개 방안을 제시했다. 그간 논의만 무성했던 양안간 정기 직항노선의 개통 방안이 처음으로 중국 최고지도자에게 공식 제안됐다는 점에서 조기에 성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측은 또 양안 정부의 정치적 현실과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발전의 상황을 창출하고 향후 양안협상을 위한 생산적 환경을 구축키로 하는 등 양안관계를 둘러싼 일련의 원칙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회담의 실질적 내용보다는 양안 지도자가 정치적 신뢰의 토대를 쌓을 수 있었다는게 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양안관계 개선 분수령 = 중국으로선 이번 회담을 통해 대만 차기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고 양안관계 안정을 기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티베트 유혈사태 및 성화봉송 항의시위, 올림픽 불참 움직임 등을 비롯한 최근의 외교적 난국에 휩싸여있던 중국은 국제사회의 관심과 시선을 양안관계 분야로 돌려 곤경을 돌파할 계기도 얻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반관영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양안 협상의 틀을 본격 가동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마잉주 차기 정부로선 실리를 챙겼다. 대만 최대의 수출시장이자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경제협력과 관계개선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대만은 기대하고 있다. 대만인들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정부의 대만 독립 주창으로 양안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 2001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대만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불만이 팽배해있다. 대만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대승을 거둔 마잉주 차기 총통은 여세를 몰아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회복 정책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회동은 마잉주 차기 정부가 경제회복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를 보여주는 스타트라고 할 수 있다. 대만대 정치학과 장링천 교수는 "이번 회담이 양안관계의 돌파구가 되겠지만 아직은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며 "중국의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만큼 두 지도자의 대화가 결실을 맺으려면 실무급의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보아오<중국>=연합뉴스)
`샤오 이사장'은 엄연히 지난달 22일 대선에서 마잉주(馬英九) 당선인과 함께 승리한 대만의 차기 정부 지도자이지만 대만을 중국 영토에 부속된 `성(省)'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샤오 당선인을 대만 정부 대표로 인정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측은 샤오 당선인을 천윈린(陳雲林)을 공항에서 영접토록 하고 중앙경위국 요원을 보내 경호토록 하는 등 외국 지도자와 다를 바 없는 의전을 갖췄다. 보아오포럼 개막식장에서도 샤오 당선인을 외국 정부 수뇌들과 함께 가장 앞자리에 앉도록 하는 등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과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대만 대표단은 통상 뒷자리에 앉았었다. 보아오포럼 개막식이 끝나고 후 주석은 20분간 `샤오 이사장'을 필두로 한 대만 대표단과 회담을 가진 뒤 하이난성 정부가 주최한 만찬에서도 샤오 당선인을 각국 정상 및 정부 수뇌들과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혔다. 만찬이 끝난 후 후 주석은 문 밖으로 먼저 나가 샤오 당선인을 친히 배웅하기도 했다. 후 주석은 샤오 당선인에게 "오늘 만남이 있어 매우 기쁘고 만족스럽다. 오늘의 회담이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경제협력에 합의 = 두 지도자는 회담에서 모두 양안 경제협력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협력이 양안의 민감한 정치적 대립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후 주석은 경제협력은 양안 인민들의 공통된 희망이라며 "세계 경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양안 인민들이 기회를 잡고 도전에 함께 맞서면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번영 시나리오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오 당선인도 후 주석에게 "지난 20년간에 걸쳐 양안은 무역 분야에서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며 "경제협력은 양안 관계를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가까운 경제관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오 당선인은 나아가 ▲양안 직항의 신속한 실시 ▲중국인의 대만관광 개방 ▲양안 경제무역 정상화 ▲양안 협상 틀의 복원 등 4개 방안을 제시했다. 그간 논의만 무성했던 양안간 정기 직항노선의 개통 방안이 처음으로 중국 최고지도자에게 공식 제안됐다는 점에서 조기에 성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측은 또 양안 정부의 정치적 현실과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발전의 상황을 창출하고 향후 양안협상을 위한 생산적 환경을 구축키로 하는 등 양안관계를 둘러싼 일련의 원칙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회담의 실질적 내용보다는 양안 지도자가 정치적 신뢰의 토대를 쌓을 수 있었다는게 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양안관계 개선 분수령 = 중국으로선 이번 회담을 통해 대만 차기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고 양안관계 안정을 기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티베트 유혈사태 및 성화봉송 항의시위, 올림픽 불참 움직임 등을 비롯한 최근의 외교적 난국에 휩싸여있던 중국은 국제사회의 관심과 시선을 양안관계 분야로 돌려 곤경을 돌파할 계기도 얻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반관영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을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양안 협상의 틀을 본격 가동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마잉주 차기 정부로선 실리를 챙겼다. 대만 최대의 수출시장이자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경제협력과 관계개선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대만은 기대하고 있다. 대만인들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정부의 대만 독립 주창으로 양안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 2001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대만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불만이 팽배해있다. 대만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대승을 거둔 마잉주 차기 총통은 여세를 몰아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회복 정책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회동은 마잉주 차기 정부가 경제회복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를 보여주는 스타트라고 할 수 있다. 대만대 정치학과 장링천 교수는 "이번 회담이 양안관계의 돌파구가 되겠지만 아직은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며 "중국의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만큼 두 지도자의 대화가 결실을 맺으려면 실무급의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보아오<중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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