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태 입장차 못 좁혀…추가 대화엔 합의
중국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협상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채 4일 ‘하루 회담’으로 끝났다. 양쪽은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으나, 중국이 추가 협상의 조건으로 달라이 라마의 ‘분리주의 책동 중단’을 요구해 성과를 거두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웨이췬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상무부부장과 쓰타 부부장은 4일 선전 지린산장에서 달라이 라마의 특사인 로디 기알첸 기아리와 켈상 키알첸을 맞아 티베트 문제를 협상했다.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은 이날 협상이 애초 반나절로 예정돼 있었으나, 저녁 7시께까지 열렸다며,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쪽은 티베트 사태에 입장 차이를 좁이지 못한 채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애초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기대하진 않았다”며 “그러나 양쪽이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의 특사들은 5일 선전을 떠났다.
중국 대표들은 “중국 정부가 라싸 사태에 대해 취한 모든 조처는 합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달라이 라마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차기 협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활동과 폭력을 획책·선동하는 행위, 베이징 올림픽을 파괴하려는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의 특사들은 달라이 라마가 폭력시위를 선동했다는 중국 쪽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수감 중인 티베트인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특사들의 보고를 받은 뒤 다음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는 2002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비밀리에 자치권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대화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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