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인이 13일 중국 서남부 뒤장옌에서 지진 피해로 무너진 건물에 파묻혀 희생된 학생의 시신 앞에서 울부짖고 있다. 뒤장옌/AP연합
인민해방군 생존자 구조 앞장…여진 한두달 계속될듯
32년만에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14일 구조작업이 본격화됐지만 사망자 수는 2만명에 육박하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오후 2시까지 사망자 수가 1만4천866명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신화통신을 통해 13일 오후 4시 기준 사망자 1만4천463명, 실종자 1만4천51명으로 공식 발표하고 2만5천788명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지역 언론이 집계한 비공식 사망자 수는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 지진의 여파로 주변지역 댐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해 2차 재앙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 참혹한 지진 피해현장 = 대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최대 피해지역인 진앙지 원촨(汶川)현에도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등 구조대원들이 끊긴 도로를 뚫고 산을 넘어 속속 진입하고 있다.
무장경찰 200여명은 90㎞를 강행군한 끝에 13일 밤 11시15분께 원촨현 진입에 성공했으며 이어 인민해방군 군인 650여명도 14일 새벽 추가로 원촨현에 도착해 구조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무장경찰 선발대가 원촨현 중심가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500여명의 사망자를 발견하는 등 도시 전체가 폐허였다.
인근 잉슈(映秀)와 룽시(龍溪) 마을의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1만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잉슈 마을의 경우 주민 대부분인 6천700명이 목숨을 잃고 1천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70%의 이상의 도로와 교량이 파손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원자폭탄이 개발된 쓰촨성 몐양(綿陽)은 이번 대지진으로 졸지에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 청두(成都)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몐양에서는 7천여명이 사망하고 1만9천여명이 매몰됐다. 인구 70만명인 몐양 주민들은 지진 발생 이후 이틀밤을 역전이나 길거리에 모여 추위와 공포 속에 보냈다. 노숙 중이던 천지지(陳吉吉)는 "춥고 무서워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의 친구 양양은 "1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그렇게 많은 건물이 가라앉고 많은 사람이 죽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지진 당시 수업을 받던 학생 800여명이 모두 매몰된 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전(聚源鎭)중학교 앞에는 부모와 친척 수천명이 며칠 밤을 오열하며 쏟아지는 빗물 속에서 자식을 찾아 헤맸다. 4층짜리 쥐위안전중학교 건물은 양쪽 끝부분만 일부 교실이 앙상하게 남아 있었으며 나머지 교실은 완전히 무너져 폐허와 같았다. 지금까지 구조된 학생은 찾기 쉬운 곳에 묻힌 100여명에 불과하다. 지진 당시 체육수업을 위해 운동장으로 나간 1개 반을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반 학생 전원이 콘크리트 더미에 매몰됐다. ◇ 쓰촨성 일대 댐 균열 초비상 = 신화통신은 14일 쓰촨성 두장옌(都江堰) 상류지역에 있는 쯔핑푸(紫坪鋪)댐에 아주 위험한 균열이 발생해 군병력 2천명이 긴급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 북쪽에 위치한 두장옌은 이번 대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현 인근 지역이며 쯔핑푸댐은 두장옌에서 북쪽으로 9㎞ 지점에 있다. 또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충칭(重慶)직할시 시내에 있는 댐 17곳에도 균열이 발생, 붕괴의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충칭시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대지진으로 대형 댐 2개와 중형 댐 28개 등 모두 391개의 댐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리부는 댐을 비롯한 수자원시설들의 긴급 보수를 위해 충칭직할시와 쓰촨, 간쑤(甘肅), 산시(陝西), 윈난(雲南)성에 기술진을 급파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지진 피해지역의 강 상류에 위치한 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하류 지역에 또 다른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인민해방군, 생존자 구조 선봉에 = 쓰촨성 지진 피해현장에서 콘크리트 더미와 진흙 아래에 파묻힌 생존자 구조와 시신 발굴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인민해방군이다. 현재 쓰촨성 재난지역에는 2만여명의 인민해방군이 학교와 병원, 가옥을 샅샅이 뒤지며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날 추가로 2만명의 병력이 현장에 긴급 투입됐다. 피해 현장을 찾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확성기를 사용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인명 구조"라며 "한 가닥의 희망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생존자를 구출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TV 방송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10만명의 군과 경찰이 재해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접근이 어려운 베이촨(北川)현에서는 7층 높이의 학교 건물이 무너져 교사와 학생 1천여명이 매몰됐고 아파트가 잇따라 붕괴되면서 주민 5천여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부상했다. 인민해방군은 생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오후 1시부터 7대의 헬기를 동원해 이번 대지진 진앙지인 원촨현 등 피해지역에 9.1t의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기 시작했다. 청두(成都)군구 사령부는 구조대원들이 진입이 지연된 원촨현 잉슈(映秀) 마을에 위성통신시스템과 식료품, 생수, 의약품 등을 투하했으며 부상자 45명을 후송했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은 당초 6천420명의 낙하산부대를 원촨현 일대에 공중 투입해 구조작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폭우와 천둥 등 악천후 때문에 투입 계획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 여진 1~2개월동안 계속될 듯 =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2천여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의 지진 전문가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지진센터 쑨스훙(孫士횡<金+宏> 수석예보원은 이날 "과거 사례와 지질학적인 특징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한두달간 진앙지 주변에서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쑨 예보원은 "여진은 진앙지에서 120~130㎞ 이내의 서북쪽 방향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생태계가 파괴돼 추가 재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지진이 발생한 시점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여진이 18회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3시10분에 발생한 여진이 규모 6.1로 가장 컸다고 기상 당국은 덧붙였다. ◇ 기쁨과 슬픔, 분노 교차한 피해 현장 = 이날 두장옌 시에서는 50시간동안 무너진 집채에 갇혀 있던 임신 8개월의 임산부 한명과 그녀의 어머니가 구조됐다. 베이촨 현에서도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3세 소녀가 매몰 43시간만에 구조됐다. 하지만 이 소녀의 부모는 지진 발생 당시 딸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떨어져 내리는 돌무더기들을 막다가 숨진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처럼 구조의 손길이 닿은 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매몰된 사람이 워낙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에서는 기쁨과 안도감보다는 슬픔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피해 지역 주민들의 슬픔을 분노로 전이시키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중국 정부의 1자녀 정책이 실시되던 시기에 태어났고 따라서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독자들이기 때문이다. 쥐위안전 중학교 붕괴 현장을 애타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한 노인은 인근 건물들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실공사 때문에 학교가 무너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내 건설 사업에 자주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건설 사업이 벌어지는 과정에 "부패가 만연돼 있다"며 "중국의 건설 관련 법규는 엄격하기 때문에 비슷한 지진이 베이징 인근에서 발생했다면 이 정도로 엄청난 피해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청두.몐양=연합뉴스)
원자폭탄이 개발된 쓰촨성 몐양(綿陽)은 이번 대지진으로 졸지에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 청두(成都)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몐양에서는 7천여명이 사망하고 1만9천여명이 매몰됐다. 인구 70만명인 몐양 주민들은 지진 발생 이후 이틀밤을 역전이나 길거리에 모여 추위와 공포 속에 보냈다. 노숙 중이던 천지지(陳吉吉)는 "춥고 무서워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의 친구 양양은 "1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그렇게 많은 건물이 가라앉고 많은 사람이 죽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지진 당시 수업을 받던 학생 800여명이 모두 매몰된 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전(聚源鎭)중학교 앞에는 부모와 친척 수천명이 며칠 밤을 오열하며 쏟아지는 빗물 속에서 자식을 찾아 헤맸다. 4층짜리 쥐위안전중학교 건물은 양쪽 끝부분만 일부 교실이 앙상하게 남아 있었으며 나머지 교실은 완전히 무너져 폐허와 같았다. 지금까지 구조된 학생은 찾기 쉬운 곳에 묻힌 100여명에 불과하다. 지진 당시 체육수업을 위해 운동장으로 나간 1개 반을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반 학생 전원이 콘크리트 더미에 매몰됐다. ◇ 쓰촨성 일대 댐 균열 초비상 = 신화통신은 14일 쓰촨성 두장옌(都江堰) 상류지역에 있는 쯔핑푸(紫坪鋪)댐에 아주 위험한 균열이 발생해 군병력 2천명이 긴급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 북쪽에 위치한 두장옌은 이번 대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현 인근 지역이며 쯔핑푸댐은 두장옌에서 북쪽으로 9㎞ 지점에 있다. 또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충칭(重慶)직할시 시내에 있는 댐 17곳에도 균열이 발생, 붕괴의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충칭시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대지진으로 대형 댐 2개와 중형 댐 28개 등 모두 391개의 댐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리부는 댐을 비롯한 수자원시설들의 긴급 보수를 위해 충칭직할시와 쓰촨, 간쑤(甘肅), 산시(陝西), 윈난(雲南)성에 기술진을 급파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지진 피해지역의 강 상류에 위치한 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하류 지역에 또 다른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인민해방군, 생존자 구조 선봉에 = 쓰촨성 지진 피해현장에서 콘크리트 더미와 진흙 아래에 파묻힌 생존자 구조와 시신 발굴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인민해방군이다. 현재 쓰촨성 재난지역에는 2만여명의 인민해방군이 학교와 병원, 가옥을 샅샅이 뒤지며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날 추가로 2만명의 병력이 현장에 긴급 투입됐다. 피해 현장을 찾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확성기를 사용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인명 구조"라며 "한 가닥의 희망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생존자를 구출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TV 방송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10만명의 군과 경찰이 재해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접근이 어려운 베이촨(北川)현에서는 7층 높이의 학교 건물이 무너져 교사와 학생 1천여명이 매몰됐고 아파트가 잇따라 붕괴되면서 주민 5천여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부상했다. 인민해방군은 생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오후 1시부터 7대의 헬기를 동원해 이번 대지진 진앙지인 원촨현 등 피해지역에 9.1t의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기 시작했다. 청두(成都)군구 사령부는 구조대원들이 진입이 지연된 원촨현 잉슈(映秀) 마을에 위성통신시스템과 식료품, 생수, 의약품 등을 투하했으며 부상자 45명을 후송했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은 당초 6천420명의 낙하산부대를 원촨현 일대에 공중 투입해 구조작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폭우와 천둥 등 악천후 때문에 투입 계획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 여진 1~2개월동안 계속될 듯 =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2천여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의 지진 전문가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지진센터 쑨스훙(孫士횡<金+宏> 수석예보원은 이날 "과거 사례와 지질학적인 특징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한두달간 진앙지 주변에서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쑨 예보원은 "여진은 진앙지에서 120~130㎞ 이내의 서북쪽 방향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생태계가 파괴돼 추가 재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지진이 발생한 시점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여진이 18회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3시10분에 발생한 여진이 규모 6.1로 가장 컸다고 기상 당국은 덧붙였다. ◇ 기쁨과 슬픔, 분노 교차한 피해 현장 = 이날 두장옌 시에서는 50시간동안 무너진 집채에 갇혀 있던 임신 8개월의 임산부 한명과 그녀의 어머니가 구조됐다. 베이촨 현에서도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3세 소녀가 매몰 43시간만에 구조됐다. 하지만 이 소녀의 부모는 지진 발생 당시 딸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떨어져 내리는 돌무더기들을 막다가 숨진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처럼 구조의 손길이 닿은 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매몰된 사람이 워낙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에서는 기쁨과 안도감보다는 슬픔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피해 지역 주민들의 슬픔을 분노로 전이시키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중국 정부의 1자녀 정책이 실시되던 시기에 태어났고 따라서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독자들이기 때문이다. 쥐위안전 중학교 붕괴 현장을 애타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한 노인은 인근 건물들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실공사 때문에 학교가 무너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내 건설 사업에 자주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건설 사업이 벌어지는 과정에 "부패가 만연돼 있다"며 "중국의 건설 관련 법규는 엄격하기 때문에 비슷한 지진이 베이징 인근에서 발생했다면 이 정도로 엄청난 피해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청두.몐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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