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촨현 등 13곳서 형성
중국 쓰촨성 대지진의 인적·물적 피해 규모가 나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언색호’ 붕괴 소식이 전해지면서 쓰촨성 대지진의 피해는 설상가상의 형국이 되고 있다. 여진과 날씨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언색호 붕괴는 이번 지진 2차 피해의 규모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토자원부와 쓰촨성 수리청은 이번 대지진으로 형성된 언색호가 베이촨현(8곳), 칭촨현(5곳) 등 모두 13곳이라고 17일 발표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강진 뒤 잇따른 여진이 지각을 계속 뒤흔들고, 연일 비가 그치지 않아 둑의 붕괴 위험은 더욱 높다. 18일 물줄기가 터진 것으로 알려진 칭촨현의 언색호는 형성된 둑의 높이가 40∼50m로,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은 500만∼700만㎥에 이른다. 봇물이 터지면 하류지역이 고스란히 매몰될 위험도 있다.
쓰촨성 지질광산국은 언색호들이 5월 말∼6월 초에 이르면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수 상류의 물길을 돌리거나, 호숫물을 빼는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
중국 정부는 18일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3만2477명으로 공식 집계했다. 당국은 앞으로 2∼3일 안에 사망자 수가 5만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일부 생존자를 제외한 매몰자들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중상을 입은 생존자들의 생명도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사망자 주검 부패와 수질 오염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중국 위생부는 17일 대규모 전염병 창궐의 위험을 언급하면서도, 아직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쓰촨성 각지의 병원은 11만6천여명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14%는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