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교의 발상지이자, 중국 최초로 국가급 중점 풍경명승지로 지정된 칭청산 정상 부근의 노군각의 지진 피해 현장. 칭청산(쓰촨성 두장옌)/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성지’ 칭청산 큰 피해 입어
“도사들 낮엔 복구 밤엔 노숙”
“도사들 낮엔 복구 밤엔 노숙”
천년 도량, 도교 성지, 칭청산(청성산)으로 가는 길은 곳곳이 끊겨 있었다.
돌계단 중간 중간엔 냉장고만한 바윗돌과 어른 몸통만한 나무들이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다. 칭청산 꼭대기, 태산노군(도교의 시조인 노자)을 모신 노군각은 벼락을 맞은 듯 무너졌다.
이곳의 한 도사는 “칭청산은 항상 온통 푸른 산이었는데 저렇게 황톳빛 땅이 드러난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주변 상가들도 무너져, 대부분 철시했다. 주변은 난민촌으로 변했다. 노군각 아래에 있는 상청궁과 텐스동(천사동) 등 도교 사원들도 기왓장이 무너져 내리고 벽이 파손되는 등 심한 상처를 입었다. 톈스동의 한 도사는 “수천년을 이어온 이 청정 도장이 이처럼 허무하게 파손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칭청산 산문 앞에는 출입을 통제한다는 당국의 공고문이 붙어 있다. 매표소를 지키던 한 직원은 “산에 있는 도사들도 밤에는 모두 내려와 산 밑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을 한다”며 “여진이 계속돼 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칭청산 도사들은 날이 밝으면 산으로 올라와 파손된 사원 잔해을 일일이 손으로 헤집으며 파손된 유적들을 찾아 헤맨다. 그럴 때마다 무너진 기왓장이 다시 흔들리며 지붕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노군각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한 도사는 “노군각이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면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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