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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지진 공포…아이들 마음도 구멍 뚫려”

등록 2008-05-21 18:50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어린이가 21일 쓰촨성 몐양 지우저우체육관에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는 모습을 어머니가 지켜보고 있다.  몐양/김진수 기자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어린이가 21일 쓰촨성 몐양 지우저우체육관에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는 모습을 어머니가 지켜보고 있다. 몐양/김진수 기자
공황상태 늘어가자 심리치료교실 열려
루오민(12)은 요즘 밤마다 악몽을 꾼다. 하늘에서 벼락이 치고 집이 쪼개진다. 옆에서 자고 있던 엄마, 아빠는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때마다 루오민은 화들짝 놀라 깨어나 울음으로 밤을 지샌다.

쓰촨성 대지진이 어린이들의 가슴에 새긴 상처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두장옌, 몐주, 베이촨 등에서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남은 아이들은 불면증과 공포에 시달린다. 충칭에서 몐양으로 와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한 심리치료 자원봉사자는 “지진이 파괴한 것은 학교만이 아니다”며 “아이들의 마음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말했다.

몐양의 지우저우 체육관 앞에선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교실이 마련됐다. 20여명의 어린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동화책을 보며 아픈 기억을 잠시나마 달랜다. 한 어린이는 산에서 거대한 돌이 굴러와 강아지를 덮치는 그림을 그렸다. 자원봉사자 창허(22)는 “가족을 잃은 아이들은 대부분 자아를 상실하는 경험을 한다”며 “이런 아이들에게 밝은 내용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건물이 붕괴돼 수백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두장옌의 주위안 중학교 운동장 한켠에도 심리교실이 들어섰다. 아이들은 심리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흰 종이를 접는다. 종이비행기가 완성되면 일제히 일어서 하늘을 향해 힘껏 날린다.

 청두·충칭·베이징 등에서 심리치료사들이 피해지역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피해 어린이의 수에 비해 심리치료사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몐양 두장옌/유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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