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에서 살아 남은 한 어린이가 25일 베이촨에서 30km 떨어진 융안진 이재민 피난처에서 어린 동생에게 라면을 입에 넣어주고 있다. 베이촨/ AP 연합
290만개 모자라…업자, 관리와 결탁 ‘폭리’
사망자 6만2천명 넘어서…댐 69곳 붕괴위험
사망자 6만2천명 넘어서…댐 69곳 붕괴위험
중국 지진피해 현장에서 ‘텐트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민이 이미 500만명을 넘어서, 이들에게 공급할 텐트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쓰촨성 베이촨 5만개, 칭촨 9만개, 멘주 15만개 등 텐트가 모두 290만개나 모자라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청년보>는 23일 “재난 현장에서 난민 서너명이 세 평도 안 되는 텐트에서 가재도구들 틈에 끼어 새우잠을 자고 있다”며 텐트난이 새로운 재앙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주석까지 나서 텐트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22일 저장성의 텐트 공장을 찾은 후 주석은 “현재 재난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게 텐트”라며 생산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도록 지시했다.
텐트난은 관리들의 부패와 관리 비효율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구호물품 배분을 맡고 있는 중국적십자회가 난민용 텐트를 시장가격인 1800위안(약 27만원)보다 훨씬 비싼 1만위안(150만원)에 구매하고 있다며, 업자들이 이들과 결탁해 텐트값을 올려 폭리를 챙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21일 더양시 뤄장현에선 발생한 주민들의 격렬 시위도 텐트를 비롯한 구호물품 공급을 둘러싼 비리에서 비롯했다.
쓰촨성 대지진 희생자는 24일 6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자가 6만560명, 실종자는 2만622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원촨을 다시 찾은 원자바오 총리는 “사망자가 앞으로 8만명이나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생긴 탕자산 언색호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범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수자원부는 이날 자세한 언급 없이 “쓰촨성 중부 지역 댐 69곳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댐이 무너질 경우 이재민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댐 391곳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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