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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증시 11개월새 60% 폭락에 성장 유지·물가 억제 ‘처방’

등록 2008-09-01 19:59

지난 8월22일 상하이 런민광장 근처 선인완궈증권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폭락하는 증권 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8월22일 상하이 런민광장 근처 선인완궈증권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폭락하는 증권 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다시 가본 남순강화
4. 중국경제, 대마불사?- 상하이 <끝>
핫머니 이탈 등 불안감… 위안화 절상 연기·감세안

“또 녹색이네”

지난달 22일 상하이 중심 런민광장 근처 선인완궈 증권 객장, 시황판 앞 노인 투자자들도, 단말기 앞에서 거래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도 심각한 표정이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400을 경계로 오르락 내리락 한 이날 안도와 한숨이 끊임 없이 교차한다.

2007년 10월1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6124.04로 최고기록을 세웠다. 1일엔 2325.14를 기록했다. 11개월 새 60% 이상 폭락이다. 올해 시가총액에서 약 18조위안(2660조원)이 증발했다.

상하이의 한 회계사무소 직원인 션지팅(25)은 “주변 친척, 친구 모두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나만 안하면 손해라는 불안감에” 지난해초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아직도 많은 자금이 증시에 묶여 있는 그는 요즘 증시에 불만이 많다. 그는 정부가 비유통주 문제 등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2001년부터 주식투자를 해온 상하이의 한 증권사 직원 쩡징펑(여·27)도 “요즘 증시를 보면 너무 속상한다”며 정부가 증시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개선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중국 경제에는 착륙이 없다’는 말이 유행지만, 이제는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에 전세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중국 증시를 폭락으로 이끈 표면적 원인은 방대한 물량의 비유통주가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우려다. 중국 정부는 2005년 증시 개혁을 단행하면서, 정부 보유주식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최대 3년간 매각을 금지(비유통주)했다. 올해부터 거래 제한이 풀리면서 2010년까지 상하이·선전 증시의 현 시가총액의 약 1.5배 규모의 비유통주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안감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와 전세계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둔화, 위안화 절상, 물가 급등, 잇따르는 자연재해 등 악재 행진이 계속됐다. 증시가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어 경제를 구하지 않고는 증시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올림픽 뒤 경제 위기는 없으며 ‘조정과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면서 중국 개혁개방 이후 최악의 대외여건을 만들고 있는데다, 지난 7년간 고속성장을 견인해온 올림픽 관련 투자가 한꺼번에 중단되면서 중국 경제가 2~3년 경기 하강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추이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추이
중국 경제가 얼마나 빨리 상승 궤도에 재진입할지에 대해 중국 정부의 통제 능력이 최대변수로 꼽힌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중국에서 거시경제는 물론 금융시장과 개별 기업에 대한 당국의 절대적 통제력과 공룡 수준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심각한 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거라는 ‘대마불사’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최영진 한화증권 상해사무소 수석대표는 “올림픽 폐막까지 중국 정부는 올림픽만 보고 달려왔지만, 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가 경제를 최우선에 놓고 ‘밀어부치기’식 정책 추진력을 발휘한다면, 급격한 성장으로 쌓여온 문제가 곪아터지는 과정은 있겠지만 큰 위기 없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최 대표는 특히 1조8천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2006~2007년 증시 활황 당시 중국 은행들이 쌓아놓은 거대 유동성이 위기를 버틸 힘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한편에선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한 뒤 80년대말 한차례의 인플레이션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기변동 없는 고속성장을 해왔으며, 중국 정부가 경기변동에 본격적으로 대처해본 경험이 없다며 조심스런 목소리를 낸다.

허병훈 코트라 상해무역관 부관장은 “중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과 달리 중국인들 사이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올림픽 이후 투자가 하락하는 상태에서 경제성장의 3대축인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상반기 ‘선방’했다는 통계수치와 달리 업체들의 체감 경기는 훨씬 나쁘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하고 회복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내년 성장률 예측이 7%대와 8%대로 엇갈리는 가운데, 8% 이상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10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 사회 안정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최고 1조7000억달러(중국사회과학원 추정)~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핫머니의 이탈 조짐도 심상치 않다. 7월 무역흑자는 253억달러, 외국인 직접투자는 83억달러였지만 정작 외환보유고는 56억달러 늘어나는 데 불과해 이미 280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과 증시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핫머니가 급격히 빠져나간다면, 중국 경제에 치명상이 된다. 수닝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정규 채널을 통해 중국으로 유입된 상당량의 자금(핫머니)이 일시에 빠져나간다면 경제에 미칠 충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도 이미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과열방지와 물가억제라는 기존의 ‘양팡(兩防) 정책’에서 성장유지와 물가억제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한 ‘이바오이콩(一保一控)’ 정책으로 전환했다. 경기부양 조치들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수출업체들을 압박하는 위안화 절상폭을 줄이고, 수출세환급을 늘렸다. 중국 언론들은 1500억위안(22조5천억원) 규모의 감세안도 마련됐다고 전한다.

10월에 열리는 17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7기 3중전회)는 애초 개혁개방 30년의 축제로 계획됐지만, 이제는 중국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회의로 전세계의 관심을 모은다. 개혁개방의 성공 뒤에 숨겨졌던 문제들과 외부환경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30살을 맞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시험대에 서 있다. <끝>

상하이/글·사진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상하이에 ‘마지막 기회’ 쥐어준 남순강화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달려 있고, 상하이의 미래는 푸둥에 달려 있다. 상하이가 개혁개방의 성과를 입증하고 중국 경제발전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992년 1~2월 ‘남순강화’ 길에 우한, 선전, 주하이의 개혁개방 상황을 시찰한 뒤 상하이에 도착한 덩샤오핑이 상하이에 던진 주문이다. 88살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는 중국의 중단없는 개혁개방과 경제 신화를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상하이에도 기적을 가져다줬다. 상하이의 ‘마지막 기회’, 푸둥신구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1930~1940년대 ‘화려한 세월’을 보낸 상하이는 공산혁명 이후 날개 없는 추락을 맛봤다. 1980년 선전, 주하이, 산터우, 샤먼이 경제특구로 지정되고 개혁개방이 진행되는 동안 상하이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덩샤오핑은 1991년 주룽지 당시 상하이 시장에게 “나의 가장 큰 실수는 5대 경제특구(선전·주하이·샤먼·샨토우·하이난)를 정할 때 상하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창장 삼각주와 창장 유역은 물론 중국 개혁개방 국면도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며 상하이 경제를 되살려 전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인 1992년 10월 14대 전국인민대표에서 “푸둥개발을 중심축으로 하여 창장 삼각주와 창장 유역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다”는 지침이 확정됐다. 상하이를 21세기 경제중심이자 태평양 연안의 금융·비즈니스 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이 마련된 것이다.

푸둥은 상하이 황푸강의 동쪽 지역으로 1990년대 국가급 신구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상하이의 대표적 낙후지역이었다. 푸둥 신구는 금융 중심지인 루자주이 개발구, 와이가오차오 보세구, 진차오 수출가공구, 창장 하이테크 개발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미션임파서블3>의 배경인 진마오빌딩과 상하이의 상징 둥팡밍주탑 등 고층건물들이 즐비한 곳이 루자주이 개발구다.

약 570㎢로 상하이 전체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푸둥신구의 1990년대초 산업 생산액은 177억위안으로 상하이시 전체의 9분의 1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2750억위안으로 상하이시GDP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유치액은 상하이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참고/김윤희 <상하이-놀라운 번영을 이끄는 중국의 심장>(살림)

상하이/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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