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한(26)
‘바링허우’ 대표작가 한한 인터뷰
“반한감정은 반일감정에 이은 새 유행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긴장시킨 중국의 ‘반한 감정’에 대해, 중국 ‘바링허우’(80後·8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를 대표하는 스타 작가 한한(26)은 “일시적 시대 풍조”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겨레>는 반한감정을 다각도에서 분석한 기획 뒤 ‘반한감정이 왜 중국 젊은이들을 사로잡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한과 전자우편 인터뷰를 했다.
이웃나라 젊은이들간 민족주의 대립 정상적
인터넷 설전 과장…시간 지나면 사라질 것 -올림픽에서 중국 관중들이 한국팀의 상대팀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 적 있는지? “경기장에 직접 가보지 않아 답하기 적절치 않다. (최근 중국 축구팀의 성적 부진에 대한 조롱·비판에 빗대) 만약 축구 중-한전이었다면 후반전쯤 가서 관중들이 다들 한국팀을 응원했을 수도 있다.” -심지어 싫어하는 일본선수들을 응원하면서까지 중국 관중들이 이렇게 집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반일은 예전 일이다. 지금은 반한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선 일찍이 ‘한류문화’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어떻게 보나? “중국이 점점 개방되면서 ‘일류’ ‘미류’ ‘항류’(홍콩) ‘대류’(대만) 등의 외국문화가 모두 크게 유행한 바 있다. (중국에서) 일본 문화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데다 너무 돈이 많이 들고, 미국 문화는 (성격이) 적절치 못했다. 이에 견줘 한국 문화는 ‘손에 잡히’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까닭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교적 영향이 컸다. 한류의 유행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류마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대륙의 젊은이들은 또다시 뭔가 다른 문화를 찾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언젠가는 중국의 문화조류도 다른 나라로 수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성화봉송, 쓰촨지진, 올림픽 등을 통해 보듯, 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바링허우(80後) 세대는 애국주의(민족주의) 정신이 강한 것 같다. 바링허우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당신은 이들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지금으로선) 애국이 일종의 ‘조류’이자 ‘시대적 풍조’이기 때문에 그런 것 뿐이다. 젊은이들은 원체 오리떼처럼 우루루 몰려다니 마련이다.” -중국·한국의 젊은이들이 민족주의로 무장한 채 인터넷이나 다른 통로를 통해 서로를 헐뜯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이웃한 나라 사이에 젊은이들끼리 강한 민족주의 의식을 보이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라고 본다. 게다가 인터넷은 작은 부분일 뿐인데, 다소 과장된 것도 없지 않다. 만약 직접 얼굴 마주보고 만난다면 모두들 아주 우호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젊은이들이나 중국 젊은이들이나 한 하늘을 함께 지고 살 수 없는 원수가 돼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한류가 일종의 ‘시대적 풍조’였던 것처럼, 지금의 ‘반한’도 일종의 풍조다. 말로만 서로를 ‘희롱’하는 수준은 용인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중-한 양국 국민들의 적대적 감정을 개선할 수 있을지? “아직 인터넷상의 ‘혈전’이거나, 일부 선입견일 뿐이라고 본다. 아직 적대적인 감정이라고 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대 풍조가 지나가면 또 그만이다. 조류는 항상 쇠퇴하기 마련이다. 쇠퇴하고 나면 젊은이들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을 것이다. 물론 민족주의 풍조의 생명력은 다소 강한 면이 있긴 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첫 장편소설 ‘밀리언셀러’ 작사가·카레이서 활동도 한한은 21세기 들어 대표적인 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린 한한(26)은 한한(26)은 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바링허우’ 세대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9년 ‘신개념작문대회’에서 1등을 따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듬해 첫 장편소설 <삼중문>을 펴낸다. 상하이의 고등학생의 눈으로 중국 교육의 현실을 실랄하게 비판한 이 작품은 130만여권이 판매되며 지난 2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됐다. 한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됐다. 한한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영하1도> <장안난> 등 후속작품을 계속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부호 작가’로서 명성을 떨친다. 작사가와 카레이서 활동도 병행하는 한한의 블로그(http://blog.sina.com/twocold) 또한 인기를 얻고 있어, 누적 방문자 수가 최근 2억명을 돌파했다. 김외현 기자
인터넷 설전 과장…시간 지나면 사라질 것 -올림픽에서 중국 관중들이 한국팀의 상대팀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 적 있는지? “경기장에 직접 가보지 않아 답하기 적절치 않다. (최근 중국 축구팀의 성적 부진에 대한 조롱·비판에 빗대) 만약 축구 중-한전이었다면 후반전쯤 가서 관중들이 다들 한국팀을 응원했을 수도 있다.” -심지어 싫어하는 일본선수들을 응원하면서까지 중국 관중들이 이렇게 집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반일은 예전 일이다. 지금은 반한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선 일찍이 ‘한류문화’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어떻게 보나? “중국이 점점 개방되면서 ‘일류’ ‘미류’ ‘항류’(홍콩) ‘대류’(대만) 등의 외국문화가 모두 크게 유행한 바 있다. (중국에서) 일본 문화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데다 너무 돈이 많이 들고, 미국 문화는 (성격이) 적절치 못했다. 이에 견줘 한국 문화는 ‘손에 잡히’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까닭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교적 영향이 컸다. 한류의 유행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류마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대륙의 젊은이들은 또다시 뭔가 다른 문화를 찾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언젠가는 중국의 문화조류도 다른 나라로 수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성화봉송, 쓰촨지진, 올림픽 등을 통해 보듯, 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바링허우(80後) 세대는 애국주의(민족주의) 정신이 강한 것 같다. 바링허우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당신은 이들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지금으로선) 애국이 일종의 ‘조류’이자 ‘시대적 풍조’이기 때문에 그런 것 뿐이다. 젊은이들은 원체 오리떼처럼 우루루 몰려다니 마련이다.” -중국·한국의 젊은이들이 민족주의로 무장한 채 인터넷이나 다른 통로를 통해 서로를 헐뜯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이웃한 나라 사이에 젊은이들끼리 강한 민족주의 의식을 보이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라고 본다. 게다가 인터넷은 작은 부분일 뿐인데, 다소 과장된 것도 없지 않다. 만약 직접 얼굴 마주보고 만난다면 모두들 아주 우호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젊은이들이나 중국 젊은이들이나 한 하늘을 함께 지고 살 수 없는 원수가 돼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한류가 일종의 ‘시대적 풍조’였던 것처럼, 지금의 ‘반한’도 일종의 풍조다. 말로만 서로를 ‘희롱’하는 수준은 용인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중-한 양국 국민들의 적대적 감정을 개선할 수 있을지? “아직 인터넷상의 ‘혈전’이거나, 일부 선입견일 뿐이라고 본다. 아직 적대적인 감정이라고 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대 풍조가 지나가면 또 그만이다. 조류는 항상 쇠퇴하기 마련이다. 쇠퇴하고 나면 젊은이들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을 것이다. 물론 민족주의 풍조의 생명력은 다소 강한 면이 있긴 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첫 장편소설 ‘밀리언셀러’ 작사가·카레이서 활동도 한한은 21세기 들어 대표적인 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린 한한(26)은 한한(26)은 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바링허우’ 세대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9년 ‘신개념작문대회’에서 1등을 따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듬해 첫 장편소설 <삼중문>을 펴낸다. 상하이의 고등학생의 눈으로 중국 교육의 현실을 실랄하게 비판한 이 작품은 130만여권이 판매되며 지난 2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됐다. 한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됐다. 한한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영하1도> <장안난> 등 후속작품을 계속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부호 작가’로서 명성을 떨친다. 작사가와 카레이서 활동도 병행하는 한한의 블로그(http://blog.sina.com/twocold) 또한 인기를 얻고 있어, 누적 방문자 수가 최근 2억명을 돌파했다. 김외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