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남아선호가 범죄 부추겨…매매가 5천달러”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남아 선호가 어린이 유괴를 부추기고 있다고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납치된 여자 아이는 1200달러 정도에 팔리고, 남자 아이는 도시 노동자 평균 연봉보다 많은 5천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수지 맞는’ 장사여서, 어린이와 간난아기가 하루 200명까지 유괴된다는 통계가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선전에서 3살짜리 아들을 잃어버린 선하이양은 “사람들이 휴대폰과 지갑이나 훔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지역에서만 1000명이 넘는 아이가 유괴됐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괴범들은 아이들을 납치한 뒤 가짜 출생증명서와 거주지 증명서를 만들어 수천㎞ 떨어진 지방으로 팔아넘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 유괴 성행은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 남아 선호 사상과 관련 깊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시골에서는 첫째 아이가 딸일 때 둘째를 낳는 것이 허용되지만, 도시에서는 합법적으로 한 자녀만 낳을 수 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남자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아동보호 고문인 애멀리 매코이는 “유괴 문제의 근저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깔려 있다”며 “여러 사례를 종합해본 결과 유괴 아동들이 남자 아이를 원하는 가족에게 팔려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들은 장래의 며느리로 삼거나, 집안 일을 시킬 목적으로 불법 입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아이들은 해외 입양이나 심지어는 노예로 팔려 갔다. 경찰이 몇몇 유괴사건을 해결하기도 했지만 실종 어린이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는 체계도 없고,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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