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특파원리포트] 식어가는 중국 경제 ‘엔진’

등록 2008-10-19 19:41수정 2008-10-19 22:41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중국의 수출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미국으로 가는 배도, 유럽으로 가는 배도 줄었다. 미국 노선을 운행하던 컨테이너선이 동남아 노선에, 동남아 노선을 운행하던 컨테이너선이 한국 노선에 투입되는 실정이다. 이제 중소 규모 선사들은 화물을 구경하기도 힘들다.”(칭다오의 물류회사 대표)

“중국 낙농업계가 벌써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멜라민 파동으로 수요가 감소한 탓에 사료를 사는 것도 버거워 한다. 낙농가에선 이제 사료 대신 풀을 먹인다고 한다. 유제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사료시장마저 가라앉고 있다. 요즘 공장가동률은 말하기조차 민망하다.”(톈진의 사료업체 대표)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적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중국 대륙으로 몰려오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추락은 이제 걱정거리가 아니다. 중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과 내수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튼튼하다는 정책 당국의 ‘호언’은 기업 현장에선 ‘허풍’처럼 들린다.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남동부 연해지역에선 요즘 폐업과 실업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전기부품 제조업체 비이피는 17일 선전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 바람에 노동자 1500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앞서 둥관에선 중국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허쥔그룹이 6500명의 직원이 일하는 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

연해지역의 쇠락은 중국 경제의 엔진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남쪽의 주장(주강)과 동쪽의 창장(장강)에 형성된 공업 삼각주야말로 중국 경제의 힘을 상징하는 쌍두마차이기 때문이다. 두잉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연해지역의 급격한 하락세에 주목하고 있다”며 “조만간 일련의 대응 조처를 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고용 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홍콩 산업계에선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 등으로 향후 3개월 안에 주장 삼각주에서만 노동자 25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금융계에서 대량 감원이 이어지면서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등 금융 전문가를 목표로 공부했던 대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벌써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실물경제의 침체 우려는 이미 세계 광산업계에 태풍을 몰고 왔다. 세계적인 광산업체 리오 틴토의 가이 엘리엇 재무국장은 최근 “몇 년째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중국 경제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광물 수요가 내년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 직후 국제시장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니켈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과거의 화려함을 자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천자구이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이 확실하다”며 “어쩌면 9%를 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해지역에서 기업 도산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치달을 경우 중국 경제는 어려운 지경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관련기사]
“고분양가 인하” 중도금 납부 거부
남북관계 최악인데…국방장관 부적절 발언
교과부, 직접만든 교육과정 부정 ‘자기모순’
어려워도 지갑 열게하는 ‘불황기 마케팅’
남자여, ‘세컨드’가 되겠는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