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리샤오차오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0분기째 이어지던 중국 경제의 두자릿수 성장 행진에 마침표가 찍혔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2분기 12.7%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가라앉고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로 촉발된 세계적 경기 침체의 한파가 ‘세계의 공장’ 중국에도 몰아치는 게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한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2조96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에 비해 2.3%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는 최근 5년 동안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왔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흔히 중국의 잠재성장률로 거론되는 9.8%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경기 과열 방지를 위한 거시정책 조정과 세계적 금융 위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8%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선 최근 창장(장강)과 주장(주강) 삼각주 등 남동부 연해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이 급격한 수출 감소로 감산에 들어가고,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93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지만, 이는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의 경기 하강은 세계경제 침체로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과 인건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이 늘어 수출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5.7%를 기록했던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올 들어선 21%로 떨어졌다. 내년엔 여기서 3%포인트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리후이융 선인완궈증권 분석가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점증하고 있다며, 금리와 지급준비율의 추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무원은 19일 “자본시장이 금융 위기 혼란에 계속 노출돼 있고, 경제의 불안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중국 경제는 성장할 수 있는 능력과 위험에 저항할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농촌의 토지사용권(경작권) 거래를 허용하는 등 농촌의 내수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6% 올라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2월 8.7%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정부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으로 △6월 7.1% △7월 6.3% △8월 4.9% △9월 4.6%로 하락하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