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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제동걸린 ‘세계의 공장’ 중국…한국기업 “내년 계획 엄두못내”

등록 2008-10-22 19:29수정 2008-10-22 22:47

중국 허베이 이창에서 21일 열린 2008년 장애인 직업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회사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30여개 업체가 900명의 신규 사원을 모집했다.  이창/신화 연합
중국 허베이 이창에서 21일 열린 2008년 장애인 직업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회사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30여개 업체가 900명의 신규 사원을 모집했다. 이창/신화 연합
‘한자릿수 성장’ 여파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경제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한국과 미국, 유럽 수출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활력이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신음중인 세계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성장 둔화·부동산 침체로 소비심리 위축
대중국 수출 7월 30.4% → 9월 15.5% ‘뚝’
세계경제 침체 겹쳐 “연말특수 물건너가”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8월까지 SK에너지의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35% 감소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7월 30.4%, 8월 20.7%, 9월 15.5%로 급격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대중국 무역흑자도 7월 15억3800만달러, 8월 14억7600만달러, 7억49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중국 경기 침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과 엘지, 현대차 등 대기업들로선 중국의 성장 둔화가 내수시장 침체로 이어질 경우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저장성 샤오싱과 자싱 등지의 한국 방직업체들은 최근 공장 가동률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엘지의 한 간부는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급 휴대전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작성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칭다오의 한 물류회사 대표는 “최근 들어 중국의 내수와 수출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그 속도와 폭을 가늠하기 힘들어 내년 사업계획서 작성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톈진의 사료업체 대표는 “멜라민 파동으로 중국 낙농업계의 사료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 내년 전망을 세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내수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공급이 과잉돼 있어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사실은 감춰져 있었던 측면이 있다”며 “교육비와 병원비 등에 치여 실제 중국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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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국 수출 가운데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가공무역업계는 세계경제의 침체를 체감하고 있다. 한국에서 원부자재를 가져와 중국에서 생산한 뒤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이들 업계는 이미 수출 감소에 직면한 상태다. 칭다오의 한국 장신구 제조업체 연합체인 공예품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과 유럽의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한국 장신구업체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경제의 침체 우려로 그동안 중국 시장의 덕택을 봤던 세계 각국의 기계, 건설장비, 원자재, 석유화학 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전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9%에 그쳐, 올해 전체적으론 5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중국에 대한 기계류 및 부품 수출은 올 들어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현재 10% 수준인 수출증가율도 내년엔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는 독일 직물기계 제조업은 7월까지 중국의 주문이 지난해보다 42%나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본의 기계 제조업체들도 중국의 수요 감소로 허덕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일본산 기계 주문은 24.6% 줄었다. 일본 피브이시(PVC) 제조업체인 토소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량을 15% 줄였다. 일본 최대의 기계업체인 고마쓰는 대중국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6월 이후 주가가 70%나 폭락했다.

철강과 시멘트, 구리 등 원자재 업체들도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내 철강 가격이 폭락하면서 싱가포르에 상장된 철강업체 페로차이나가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금융시장이 국제적인 신용경색으로부터 차단돼 있긴 하지만,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든 것이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이용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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