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시짱)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25일 티베트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정부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통신>(AP)이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오랫동안 진행된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중도적 접근’을 성실히 견지해 왔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긍정적 반응도 받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티베트 문제는 달라이 라마만의 문제가 아니라 600만 티베트 인민들의 문제”라며 “티베트 망명정부에 티베트 인민과 논의해 향후 행동방향을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월 라싸에서 벌어진 대규모 티베트 분리독립 시위가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진압된 이후 티베트 망명정부와 달라이 라마 사이에 벌어진 노선투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달라이 라마는 한층 강력한 무장투쟁을 주장하는 이들의 공격을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특사를 통한 대화를 시작했으나 자치의 성격과 범위 등을 놓고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의 발언은 이달 말 올림픽 폐막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정부와의 대화가 재개되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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