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포’쏜 지 2달만에 세계경제난 ‘급류’
7년만의 수출 감소·디플레 가능성 ‘가시밭길’
7년만의 수출 감소·디플레 가능성 ‘가시밭길’
“사상을 해방하고, 실사구시하고, 일치단결하여 앞을 보자.”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채택한 보고서의 일부다. 이후 중국은 사회주의 빈국에서 시장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다. 중국의 거대한 변화를 몰고온 개혁개방이 18일로 30주년을 맞는다.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의 성과를 자축하기 위해 성대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 한파 속에서 잔치상을 받은 중국 개혁개방의 명암을 짚어본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류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13일 중국 경제가 저성장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데 중국만 홀로 무사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꿈”이라고까지 냉소적으로 진단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서른살 잔치판에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다.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리고, 올림픽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환호로 가득찰 것 같았던 잔치판이 경기침체와 불황에 대한 우려로 싸늘해지고 있다. 30년 동안 고속성장을 이끌어 온 개혁개방의 위세가 무색할 정도다.
동남부 연안의 공업도시는 그런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개혁개방 1번지’로 통하는 광둥성 선전에선 요즘 기업 도산과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뒤 인구 3만명의 어촌에서 1400만명의 공업도시로 성장한 선전의 화려한 성적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인근 광저우와 둥관 등지에선 옷이나 장난감 ‘땡처리’가 한창이다. 수출길이 막힌 한 의류업체는 한푼이라도 건지기 위해 옷을 1위안(200원)에 내다 팔고 있다. 장난감 도매상이 몰려 있는 거리에는 ‘폭탄 세일’ ‘점포 정리’ 등의 문구가 부적처럼 붙어 있다. 광둥성에서만 올 들어 7천여개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 동안 일취월장했다.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8년 379위안(1만1300원)에 불과하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지난해엔 1만8665위안으로 47배나 늘었다. 1978년 206억4천만달러에 불과하던 대외무역액도 같은 기간에 2조1738억달러로 105배 증가했다.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고속엔진’을 단 듯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9.8%에 이르렀고, 최근 5년 간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렇게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지분 9.9%를 사들일 정도로 호사를 부렸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경제성장률이 3분기 들어 9%로 급락했다. 지난달 수출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내년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국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로 전이되면서 내년에는 8% 성장도 힘겨운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경우 고용 불안 등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후진타오 주석이 표방하는 ‘조화사회’ 건설도 차질을 받게 된다. ‘빠른 성장’에서 ‘좋은 성장’으로의 연착륙도 이루기 힘들다. 중국 지도부가 내년 경제 정책의 기조를 성장 유지에 맞춘 것도 이런 초조함을 반영한다. “개혁개방 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은 1992년 이른바 ‘남순강화’를 하면서 이렇게 개혁개방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여파로 개혁개방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선전과 상하이를 돌면서 개혁개방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30년을 맞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고속엔진’을 단 듯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9.8%에 이르렀고, 최근 5년 간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렇게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지분 9.9%를 사들일 정도로 호사를 부렸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경제성장률이 3분기 들어 9%로 급락했다. 지난달 수출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내년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국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로 전이되면서 내년에는 8% 성장도 힘겨운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경우 고용 불안 등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후진타오 주석이 표방하는 ‘조화사회’ 건설도 차질을 받게 된다. ‘빠른 성장’에서 ‘좋은 성장’으로의 연착륙도 이루기 힘들다. 중국 지도부가 내년 경제 정책의 기조를 성장 유지에 맞춘 것도 이런 초조함을 반영한다. “개혁개방 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은 1992년 이른바 ‘남순강화’를 하면서 이렇게 개혁개방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여파로 개혁개방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선전과 상하이를 돌면서 개혁개방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30년을 맞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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