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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티베트 망명정부 ‘농노해방일’ 충돌

등록 2009-03-29 19:51수정 2009-03-29 19:52

28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망명 티베트인들이 중국 정부가 이날을 ‘티베트 농노해방 기념일’로 제정한 데 항의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수백명의 티베트인들은 중국의 티베트 점령을 규탄했다.  카트만두/AP 연합
28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망명 티베트인들이 중국 정부가 이날을 ‘티베트 농노해방 기념일’로 제정한 데 항의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수백명의 티베트인들은 중국의 티베트 점령을 규탄했다. 카트만두/AP 연합
중 올해 첫 제정 라싸서 대대적 축하 행사
망명정부 “농노해방은 거짓” 인도서 규탄
중국 정부가 ‘티베트 농노해방일’로 제정한 28일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대한 성격 규정을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가 격돌했다. 티베트 라싸에선 중국 정부의 성대한 기념행사가 열렸고, 인도 다람살라에선 티베트 망명정부의 대규모 항의집회가 열렸다. 티베트 지배를 ‘민주개혁’으로 합리화하는 중국 정부와 이를 탄압으로 규정하는 티베트인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린 하루였다.

티베트자치구 정부는 이날 라싸 포탈라궁 앞에서 티베트 주민 등 1만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처음 맞는 ‘농노해방일’을 성대하게 축하했다. 장칭리 티베트자치구 공산당 서기는 기념사에서 “지난 50년간 티베트가 이룩한 발전은 과거에는 결코 이룰 수 없었던 것”이라며 1959년 이날 인민해방군이 달라이 라마의 지배체제를 종식한 이후 티베트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선 티베트 전통의상을 입고 중국 오성홍기를 든 티베트인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티베트 ‘위기의 3월’ 일지
티베트 ‘위기의 3월’ 일지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의 2인자인 판첸 라마로 임명한 기알첸 노르부도 이날 중국 공산당의 티베트 정책을 칭송했다. 그는 이날 장쑤성 우시에서 열린 제2회 세계 불교포럼에서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공산당에 의한 농노해방은 부처의 가르침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창한 영어로 연설하면서 여러 차례 중국을 ‘나의 조국’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선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한 참석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티베트 농노해방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지금 티베트인들은 정부 행사에 참석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자유 티베트’,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앞서 27일 성명을 내 중국 정부의 농노해방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성명은 “중국 정부는 과거 티베트가 봉건사회였다고 주장하지만 20세기 중반 티베트와 중국 소작농의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며 “오히려 티베트의 소작농들이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생활 여건도 좋았다”고 주장했다.

티베트에선 무장봉기 50주년(10일)과 라싸 시위 1주년(12일)이 이어지면서 이달 내내 긴장이 감돌았다. 티베트와 접한 쓰촨성과 칭하이성의 티베트인 거주지에서도 정부청사가 주민들의 공격을 받는 등 사건과 시위가 잇따랐다. 19일 충칭과 26일 러산에선 인민해방군 초병이 괴한의 공격을 받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29일엔 칭하이성 시닝의 한 경찰서가 공격을 받아 경찰관 2명이 다쳤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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