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양대 강국 부상” 분석에 신중론
걸맞은 비용 내야하고 주변 견제 등 우려
걸맞은 비용 내야하고 주변 견제 등 우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끄는 핵심 2개국(G2)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중국 안팎에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G2론이 국제사회에 대해 중국이 능력 이상의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중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7일 기명칼럼을 통해 G20 회의 이후 중국의 위상 강화를 거론하며 “그러나 중국이 너무 빨리 세계의 지도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를 이끌기 위해선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중국이 그럴 능력을 갖추기 전까진 자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8일 중국 국무원 뉴스사이트 <신문망>을 통해 원문 그대로 소개됐다.
G2론이 실체가 없는 허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8일 몇몇 중국 문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G2론은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에 따른 새로운 지정학적·전략적 상황을 반영하는 용어일 뿐, 실질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부 사람들에겐 호소력을 갖겠지만, 베이징은 그런 주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G2론은 2006년 미국 학계에서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를 언급하면서 중국 매체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용어는 G20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열어 전략대화의 틀을 격상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열쇳말로 떠올랐다. 중국 매체들도 이를 중국의 힘을 상징하는 찬사로 받아들였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G20 회의를 결산하는 특별 프로그램의 제목을 ‘G20에서 G2’로 달았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G2론이 기존 강대국과 주변국들로부터 ‘중국견제론’ 나아가 ‘중국위협론’으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본과 러시아가 G2론에 불편한 심사를 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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