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지에서 상경한 민원인 1천여명이 25일 오전 베이징 고등법원 앞에서 인권보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다음달 4일 천안문(톈안먼) 민주화시위 20주년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례적인 대규모 시위다.
민원인 1천여명은 25일 오전 9시께 베이징 고등법원 민원실 앞에서 약 두시간동안 기습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언급하며 ‘펠로시 중국 방문 환영, 중국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 달라, SOS’등의 플래카드를 들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일부는 ‘타도 부패, 우리의 인권을 돌려달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안 3백여명이 출동한 직후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해산했으며 충돌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위 참가자는 <명보>에 “남편이 땅을 지키려다 3명에게 살해됐다”고 말했고, 한 50대 여성은 의료사고로 병을 얻었지만 정부나 병원이 이를 처리해주지 않아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만 <연합보>는 시위대가 지방관리들의 괴롭힘, 철거 보상에 대한 불만, 자녀들의 실종 등 다양한 사연을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시위에 나서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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