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동 후 중국분유 기피 소비자 속여
중국의 한 분유업체가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중국산 유제품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을 속이기 위해 '미국업체'로 신분을 위장해오다 들통났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스언(施恩)분유회사는 미국 사이언트(Scient) 분유회사의 자회사로 중국 내 판매권을 확보, 전량 사이언트 본사의 유제품만을 판매한다고 선전해 왔으나 중국 언론의 추적 결과 순수한 중국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이달 초 자사가 지난해 판매했던 분유의 멜라민 함유량이 기준치를 100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해 있었던 일로 지금은 전량 모회사인 미국 사이언트 유제품만 공급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미국에 본사를 둔 '외자업체'임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 업체의 해명에 의혹을 품은 중국 언론 매체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질의하는 등 집요한 추적에 나선 끝에 곧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FDA는 최근 "미국 내 등록된 식품업체 가운데 사이언트라는 분유회사는 없으며 같은 이름의 장갑 제조업체가 등록돼 있긴 하지만 분유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회신했다.
스언분유회사의 한 전직 임원도 "스언은 중국 내 일부 업체들이 실체없이 만든 장부상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로 외국자본은 전혀 투자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업체는 결국 18일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일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회사를 상세하게 설명하는데 소홀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은데 이어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던 사과문도 반나절만에 슬그머니 내려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인터넷에는 "멜라민 파동을 겪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유제품을 갖고 소비자들을 우롱하느냐"며 "먹을 거리 관리에 관한 한 중국은 아직도 후진국"이라는 성난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 (선양=연합뉴스)
인터넷에는 "멜라민 파동을 겪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유제품을 갖고 소비자들을 우롱하느냐"며 "먹을 거리 관리에 관한 한 중국은 아직도 후진국"이라는 성난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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