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판 로미오-줄리엣’ 사연 홍콩 언론에 소개
"사랑으로 문화적 차이와 편견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위구르족과 한족을 잇는 사랑의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중국 신장위구르(新疆)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진 가운데 위구르족 남성과 한족 여성 간 러브스토리가 홍콩 언론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위구르 남성 아부리티푸 미타(阿布力提)씨와 한족 여성 천하오(陳皓)씨.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문회보(文匯報) 등 홍콩 신문들에 따르면 '우르무치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으로 만난 것은 3년 전 우루무치 시내에서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택시 운전사로 일하던 미타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천하오를 발견했다.
이미 택시에는 다른 손님이 타고 있었지만 미타는 손님의 양해를 얻어 천하오를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 줬다.
헤어지면서 연락처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이후 교제를 하면서 사랑을 키워왔다.
그러나 26살로 동갑인 이들의 사랑이 손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족과 위구르족 사이에는 문화적 차이가 워낙 큰데다 가족과 친구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인구 2천만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한족과 위구르족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두 민족 간에 결혼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위구르인들의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지만 한족은 그렇지 않다. 한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두 민족 간에는 건너기 어려운 강이 가로놓여 있는 셈이다. 미타와 천하오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교제사실을 알리고 나서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다. 미타는 "친구들이 내가 사귀고 있는 여성이 한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에게 '정신이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멋있는 위구르 여성들이 많이 있는데 왜 하필 한족 여성과 사귀느냐고 반대했다"고 전했다. 천하오의 가족 역시 미타의 가족에 비해 덜했지만 딸의 교제를 탐탁지 않게 여기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주위를 설득해 나갔으면 친구들과 가족도 이들의 교제를 인정하게 됐다. 그렇지만 막상 결혼을 염두에 두자 천하오는 또다시 고민에 빠져들게 됐다. 이슬람교의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배우자는 반드시 이슬람교로 개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인 천하오는 "모슬렘과 결혼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모슬렘이 돼야 한다"면서 "이것은 나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 차도르를 머리에 둘러야 하며 위구르인과 같은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한족 여성으로서 이슬람 문화에 동화되는 삶을 사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오는 그러나 사랑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나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낙관론자이다"라고 결혼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위구르인으로서는 드물게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현재 개인사업을 하는 미타와 미용사로 일하는 천하오는 일이 순조롭게 풀리면 오는 10월 결혼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루무치 유혈 시위사태 이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공개된 장소에서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는 두 사람은 "우루무치의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며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우루무치 유혈사태가 우리들의 사랑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두 민족을 잇는 사랑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 (홍콩=연합뉴스)
인구 2천만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한족과 위구르족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두 민족 간에 결혼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위구르인들의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지만 한족은 그렇지 않다. 한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두 민족 간에는 건너기 어려운 강이 가로놓여 있는 셈이다. 미타와 천하오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교제사실을 알리고 나서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다. 미타는 "친구들이 내가 사귀고 있는 여성이 한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에게 '정신이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멋있는 위구르 여성들이 많이 있는데 왜 하필 한족 여성과 사귀느냐고 반대했다"고 전했다. 천하오의 가족 역시 미타의 가족에 비해 덜했지만 딸의 교제를 탐탁지 않게 여기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주위를 설득해 나갔으면 친구들과 가족도 이들의 교제를 인정하게 됐다. 그렇지만 막상 결혼을 염두에 두자 천하오는 또다시 고민에 빠져들게 됐다. 이슬람교의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배우자는 반드시 이슬람교로 개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인 천하오는 "모슬렘과 결혼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모슬렘이 돼야 한다"면서 "이것은 나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 차도르를 머리에 둘러야 하며 위구르인과 같은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한족 여성으로서 이슬람 문화에 동화되는 삶을 사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오는 그러나 사랑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나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낙관론자이다"라고 결혼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위구르인으로서는 드물게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현재 개인사업을 하는 미타와 미용사로 일하는 천하오는 일이 순조롭게 풀리면 오는 10월 결혼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루무치 유혈 시위사태 이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공개된 장소에서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는 두 사람은 "우루무치의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며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우루무치 유혈사태가 우리들의 사랑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두 민족을 잇는 사랑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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