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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판 둘리 ‘시양양’

등록 2009-08-11 18:43

만화영화 개봉 후 캐릭터 관련 사업 대박
착하고 똑똑한 양을 소재로 한 중국 토종 캐릭터 ‘시양양’(喜洋洋)이 중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시양양은 동그란 눈에 새까만 코를 가진 귀여운 양이다. 보송보송한 털이 머리를 덮고 있고, 머리 양쪽으론 앙증맞은 뿔이 솟아 있다. 2005년 등장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둘리에 버금가는 ‘국민 캐릭터’로 떠올랐다. 어린이용 학용품이나 장난감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시양양의 인기는 올해 초 만화영화 ‘시양양과 후이타이랑’이 개봉하면서 절정에 올랐다. 푸른 초원에서 친구들과 평화롭게 사는 시양양을 늑대인 후이타이랑과 아내인 훙타이랑이 노리면서 시작하는 이 만화영화는 500만위안을 들여 9000만위안을 벌어들이는 대박을 터뜨렸다. 관객들은 시양양팬과 후이타이랑팬으로 나뉘어 세불리기 경쟁을 한다.

만화영화는 우화와 풍자가 넘친다. 시양양을 잡아먹으려 온갖 꼼수를 부리지만, 헛고생만 하는 후이타이랑은 사나운 모습에 실패자의 이미지가 겹친다. 게다가 그는 아내 훙타이랑 앞에선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 신세다. 그에게 일본인의 이름에 많이 쓰이는 ‘태랑’의 중국어 발음인 타이랑을 붙인 것도 중국인들을 신나게 한다.

시양양은 수십개의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도서 판권 4000만위안, 음반 판권 분야에서 수백만위안을 벌어들였다. 시양양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여름 500만위안의 판매수입을 올렸다.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객에게 증정한 선물용이나, 각종 이벤트 행사용으로 나간 시양양 캐릭터는 500만개가 넘는다. 원저우에선 지난 5월 시양양 전문매장까지 문을 열었다.

시양양이 성공하자 도처에서 해적판이 출몰하고 있다. 학교 근처 문구점이나 길가 상점에는 해적판 시양양이 버젓이 진열돼 있다. 만화영화도 시디(CD)로 불법복제돼 팔려나간다. 시양양을 만든 이들이 각종 인터뷰에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만화영화 시양양과 후이타이랑의 성공은 제작과 투자, 마케팅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역량이 총집결된 결정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만화영화를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대국이지만, 딱히 내세울 캐릭터가 없어 속을 끓였다. 중국의 한 매체는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판치는 세상에 시양양이 한줄기 서광을 비췄다”고 평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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