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에 ‘그린댐’ 강제장착 않기로
중국이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리이중 중국 공업정보화부장은 13일 “우리는 모든 사람의 선택의 자유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결코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개인용 컴퓨터에 (그린댐) 장착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30일 중국에서 판매되는 개인용 컴퓨터에 웹필터링 소프트웨어인 ‘그린댐’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한 조처의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무기한 연기한 데 이어, 사실상 그린 댐 장착 의무화 확대 정책을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그린댐이 청소년을 인터넷 음란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그린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차단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중국 안팎 단체들의 말을 빌어 전했다. 중국 정부는 그린댐 확대 정책을 포기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학교내 컴퓨터와 인터넷 카페, 공공장소에 설치된 컴퓨터엔 그린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정책 변화를 이끈 건 나라 안팎의 거센 반발이었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그린댐이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수단이라고 저항해왔다. 전위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그린댐 반대운동을 공개적으로 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그린댐 탑재 의무화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인터넷 통제에 부역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한 컴퓨터 제조업체들도 보안 문제와 지적재산권 침해 등 기술적 문제를 들어, 중국 정부에 정책 철회를 요구해왔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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