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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특파원포커스] ‘주룽지 열풍’에 빠진 중국

등록 2009-09-07 22:11

<주룽지, 기자 질문에 답하다>(인민출판사)
<주룽지, 기자 질문에 답하다>(인민출판사)
전총리 회고록 불티나게 팔려
반부패·경제성장 기대감 반영
중국이 ‘주룽지 열풍’에 휩싸였다.

주룽지(81) 전 총리의 퇴임 6년 만에 나온 회고록 <주룽지, 기자 질문에 답하다>(인민출판사·사진)는 출간 첫날인 지난 2일 초판 25만부가 모두 팔려나갔고, 이미 재판 인쇄에 들어갔다고 베이징 일간 <신경보>가 보도했다.

책의 내용은 주룽지가 1993~2003년 부총리와 총리로 재직할 당시 국내외 기자회견 내용과 국외순방 일화 등을 모은 것으로, 일부 새로 공개된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익히 알려진 그의 발언들을 모은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이 6년 만에 회고록으로 돌아온 전 총리에게 이렇게 열광하는 배경에는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과 주룽지 총리가 지휘한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 시기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다.

<남방일보>는 7일 “<주룽지, 기자 질문에 답하다>가 불티나게 팔리는 배경에는 대중들이 과거에 대한 추억뿐 아니라 개혁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룽지는 청렴했고 일을 제대로 해냈지만, 다른 관리들이 똑같은 요구에 대해 답해야 한다면 모자라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논평을 실었다.

주룽지 전 총리는 재직 당시 부패관리들을 떨게 만드는 ‘포청천’, ‘중국 경제기적의 총설계사’로 불렸다. 1993년부터 중국 경제 개혁에 착수했을 때 거세게 반대하는 세력을 향해 “100개의 관을 준비해라. 99개의 관은 그들의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내 것이다”라며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00년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는 퇴임 뒤 사람들이 ‘그는 청렴한 관료였으며 부패 관리가 아니었다’는 한마디를 해준다면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너그럽게 봐줘서 ‘주룽지가 일을 제대로 했다’고 말해준다면 하늘과 땅에 감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논단인 톈야에서 한 블로거는 “사람들은 아래를 괴롭히고 위를 속이는 부패 관료들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모습을 주룽지와 대비해서 보고 있다”며 주룽지가 회고록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돌아온 것은 반부패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썼다.

주 전 총리는 퇴임 뒤 고향인 후난성 창사로 돌아가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책을 읽고 경극과 호금 연주를 배우며 조용히 지내왔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유산은 여전히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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