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비야디 자동차 ‘광속질주
“전기차 내년 미국시장 판매”
워런 버핏 투자로 세계 주목
전기차 개발서 도요타 제쳐
워런 버핏 투자로 세계 주목
전기차 개발서 도요타 제쳐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세계 일류 기술의 대명사가 될 수 있을까?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에서 최첨단 자동차업체로 영역을 넓혀가며 ‘광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야디(BYD)가 세계를 향해 던지고 있는 도전적 질문이다. 지난해 12월 비야디 자동차는 자체 개발한 토종 전기차 양산모델 F3DM을 공개했다. 소형 가솔린 엔진을 비상용으로 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기충전으로 움직이는 전기차다. 최근 비야디는 올 4분기에 완전 전기자동차 E6를 내놓고, 내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시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다시 파란을 일으켰다. E6는 일반 가정용 플러그에서 7~9시간 충전하면 400㎞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나 닛산, 지엠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1~2년 이상 앞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비야디의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대수는 17만67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급성장했다. 배터리와 자동차 부분을 합친 비야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1억3200만위안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 성장했고, 이윤은 98% 증가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비야디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이미 10억이 넘는 이익을 거두면서 비야디는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비야디의 성공 스토리는 ‘싸구려’ 이미지에 갇혀 있던 중국 제조업의 비상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빈농의 아들로 어렵게 대학을 졸업해 베이징금속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던 왕촨푸(43·사진)가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회사 비야디를 세운 것은 1995년이었다. 29살이던 그는 250만위안을 빌려 ‘경제특구’로 개발이 한창이던 광둥성 선전 외곽에 공장을 세웠다. 2003년 왕촨푸 회장은 깜짝 놀랄 일을 저질렀다. 파산직전의 국영 자동차업체를 인수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왕촨푸 회장은 배터리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자동차 시장의 미래인 전기차에 접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1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비야디의 왕촨푸 회장은 2025년까지 비야디를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밝히고 있다. 최근 <시엔엔>(CNN) 인터뷰에선 “신에너지 차량 분야에선 중국이 다른 국가와 비슷하거나 좀더 높은 수준에 와 있다”며 비야디의 기술을 얕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 비야디의 자동차 판매 목표가 40만대에 불과하고, 전기자동차 F3DM이 주로 관공서와 택시업체 등에 공급되고 있을 뿐 소비자들의 폭넓은 검증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하며, 비야디가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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