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으로 건국한 중국
개혁개방으로 급성장
빈부격차 해소 눈돌려
새로운 발전모델 고민
개혁개방으로 급성장
빈부격차 해소 눈돌려
새로운 발전모델 고민
다음달 1일 건국 60돌을 맞는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은 거대한 붉은 신전으로 변했다.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내려다보는 광장 동쪽과 서쪽엔 높이 14m, 무게 26t의 거대한 붉은 기둥 56개가 늘어섰다. 중국 내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민족단결 기둥’이다. 바닥에는 약 8000㎡ 넓이의 붉은 카펫이 깔렸다. 광장 곳곳엔 공안들이 배치돼 철통경비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 곳곳엔 20만명이 넘는 공안이 배치돼 긴장감마저 흐른다.
붉게 변한 천안문 광장은 다음달 1일 중국이 ‘위대한 중화의 부흥’을 세계에 선포할 무대다. 9일 뒤면 이곳에선 중국 지도부와 20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건국 60돌 기념식과 최첨단 무기들이 등장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벌인다.
중국 건국 60돌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마오쩌둥이 인민공화국을 선포한 이래 지금처럼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가까이 다가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6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천지개벽’을 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이 됐다. 국제무대에서 고립됐던 가난한 농업국가는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변신했다. ‘G2’(미국과 중국 양대 강대국), ‘차이메리카’(미국과 중국 공조체제)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로 떠올랐다. 류장융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화통신>에 “(금융위기 이후) 지난 1년 동안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지위가 뚜렷하게 높아졌다. 이는 중국이 금융위기의 충격을 비교적 덜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내수 확대는 다른 나라들엔 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혁명으로 건설한 국가를 개혁개방을 통해 급성장시킨 중국은 이제 또다른 실험에 착수했다. 지난 30년간 지속된 ‘선부론’에 근거한 불균형발전의 후유증인 빈부격차와 환경파괴, 부정부패에 대한 위기감 속에 새로운 발전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 초 찾아간 중국 남부의 수출산업기지인 둥관. 10만개가 넘는 공장이 모여 있지만 하늘은 쾌청하고 공기에서는 환경오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지역의 한 기업인은 “광둥성 정부는 단순가공업에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오염유발 산업은 아예 강제로 퇴출시키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한 수출로 이룬 ‘세계의 공장’ 자리를 넘어 첨단산업 위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개혁개방 1번지’ 광둥성 선전은 빈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선전상보>의 량잉 기자는 “선전은 개혁개방으로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농민공과 가족들에게 거주증을 발급해 농민공의 아이들이 선전으로 와서 교육받을 수 있게 했고, 올해부터 농민공 의료보장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선전의 이런 시도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다른 지역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샘보 조지워싱턴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타임>에 “중국은 지난 60년 동안 국내외의 난제들을 극복해 왔으며 외부 세계는 중국의 이런 힘과 적응능력을 과소평가해 왔다”며 중국의 ‘적응력’이 지닌 잠재력에 주목했다.
베이징·선전·둥관·징강산·사오산/박민희 특파원 유강문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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