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명 사망…“과도한 기상조작 안돼” 비판
최근 중국 중북부 지방을 강타한 60년 만의 최대 폭설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중국의 지나친 기상 조작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11월 들어 베이징을 비롯해 허베이, 산시, 허난, 산둥 등 북부와 중부 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38명이 숨지고 100여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반관영 <중국신문망>이 13일 보도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산시성으로 이번주 폭설로 도로가 얼어붙어 478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 24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 12일에는 허베이성 융녠현의 한 초등학교의 구내식당이 폭설로 무너져 식사중이던 초등학생 3명이 목숨을 잃고 28명이 다쳤다.
지난 며칠 동안 북부 지역의 상당수 고속도로가 폐쇄되면서, 운전자들은 20~30시간씩 고속도로에 갇힌 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스자좡, 타이위안, 시안 등 많은 지역의 공항에선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 눈이 멈춘 상태지만, 농경지 피해가 큰 데다 운송도 차질을 빚으면서 전국의 채소값이 급등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12일 오후 허베이성 스좌장을 방문해 폭설 피해 복구작업을 격려하고 열차를 기다리던 이들을 위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이번 폭설 중 일부가 인공눈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폭설을 일으켜 큰 피해를 입힌 데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베이징에 지난 1일 내린 첫눈과 9일 밤 내린 폭설은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인공눈이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시 인공기상조절사무실 관계자는 요오드화은 연기발생제를 태워 강설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밝혀진 건 베이징 뿐이지만,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11월1일에 베이징에 첫눈이 내린 것은 22년 만에 가장 이른 것이고, 다른 지역의 강설량도 60~100년 만의 최대인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인공눈을 내리기 전에 주민들에게 폭설 상황에 대해 경고를 했어야 한다고 비난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공강우와 인공눈 등 중국의 과도한 기상 조작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과학원의 샤오강 교수는 <차이나데일리>에 “비나 눈을 얻기 위해 인공적 방법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대기 중에는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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