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구조조정, 두바이 사태 ‘직격탄’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중국 저장성 원저우 상인들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다. 귀신같은 돈벌이 감각으로 유명한 원저우 상인들이 최근에는 금융위기의 최대 피해자로 중국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은 중국 정부의 석탄산업 구조조정, 두바이 사태, 수출 부진 등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환구시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21일 전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원저우 사람들은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이 시작되자마자 자본주의적 돈벌이에 가장 앞서 뛰어들었다. 일용품 거래로 초기자본을 축적한 뒤 신발과 일회용 라이터, 가죽제품 제조업으로 더 큰 자본을 모았고, 이를 국내외 부동산과 광산 등 돈되는 곳에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주민들은 벤츠나 아우디의 최고급 대형차를 구입하고, 명품 의류와 최고급 프랑스산 포도주를 즐긴다.
이들은 특히 수익이 높은 석탄산업에 집중 투자했다. 약 1000억위안을 북서부 산시성의 수백개 탄광에 투자했는데 최근 이 가운데 75%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정부가 영세탄광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중소 민영 탄광들을 국영 탄광에 합병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전체 탄광의 95%인 1500여개 탄광이 폐쇄될 예정인데, 최대 투자자인 원저우 상인들에게 최대 피해가 돌아갔다. 원저우 상인들은 정부에 맞서 집단적으로 반발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투자금 중 250억위안이라도 되찾기 위해 산시성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은 석탄산업에서 나온 대규모 자금을 중국내 대도시는 물론 해외까지 투자했다. 수익률이 높았던 두바이의 부동산에 투자한 중국인중 80%가 이들이었고 투자금이 약 50억위안에 달했는데 두바이 위기로 20억위안이 넘는 손실을 입게 된 것으로 추산된다.
설상가상으로 원저우 발전의 밑거름이 된 제조업도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 원저우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신발산업이 미국·유럽 시장의 불황으로 주문이 크게 줄었고 유럽연합은 최근 중국산 가죽 신발에 16.5%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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