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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땅 뺏긴 중국 농민, 콘크리트에 고구마 심어 항의

등록 2009-12-22 17:53

중국 광둥성 퉁징현 주민, '고구마 파종' 시위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농지를 몰수당한 중국의 농민들이 시공 중인 콘크리트 바닥에 고구마를 심는 것으로 당국에 항의하고 나섰다.

광둥(廣東)성 화저우(化州)시 퉁징(東慶)현 농민 10여 명이 최근 퉁징 연합중학교 건설 공사장의 콘크리트 바닥에 고구마를 심는 것으로 토지 몰수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4만6천㎡ 규모인 이 학교 건립 부지는 농민들이 수십 년간 농사를 짓던 생활 터전이었지만 사전 협의나 보상도 없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몰수돼 최근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다.

농민들은 지방정부를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하거나 애원했지만 당국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했으며 항의에 나섰던 농민들은 오히려 파출소에 붙들려가 5-6시간씩 조사를 받기 일쑤였다.

교육 당국은 "학생 수가 감소한 4개의 중학교를 통합해 신설 학교에 수용하려는 것"이라며 "농촌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학업을 할 수 있게 배려한 사업으로, 농민들도 토지 임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서명은 물론, 토지 임대를 위한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며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했으며 공사를 방해하면 자녀를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만 받았다"고 반박했다.

아무리 억울함을 하소연해도 해결할 길이 없었던 시골의 힘 없는 농민들은 누군가의 제안으로 여론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고구마 파종' 시위를 떠올려냈다. 수확할 수 없는 콘크리트에 고구마를 심어야 할 만큼 절박한 자신들의 심정을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이 시위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농민들이 기대했던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사안이었지만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인터넷에 핫 이슈로 떠오른 것.


최근 베이징에서 재개발을 위한 강제 철거에 반발,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일도 있었던 터라 인터넷은 금방 지방정부의 일방적인 토지 몰수 정책을 비난하는 글로 뜨겁게 달궈졌다.

누리꾼들은 "취지는 좋지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삶의 터전을 몰수하면 농민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즉각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일방적으로 토지를 몰수한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며 농민들을 응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haohaor/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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