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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아이는 눈물을 흘린다

등록 2010-02-11 18:48수정 2010-02-11 19:45

12살 소년 탕빈옌이 폭죽 안에 도화선을 집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12살 소년 탕빈옌이 폭죽 안에 도화선을 집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중 폭죽공장 아동노동 착취
해마다 수십명 목숨 잃어
춘제(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베이징 시내에 곳곳에 폭죽 판매점이 문을 열고, 밤마다 폭죽소리가 하늘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악귀를 쫓고 한해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온가족이 모여 폭죽을 터뜨리는 풍습은 중국 춘제의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이다. 한 상자에 1000~2000위안(34만원)의 ‘고가품’이지만 중국인들은 폭죽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춘제 폭죽 특수 뒤에는 가난한 시골 어린이들의 위험한 노동이 있다.

중국 남부 지역 시골 마을들의 무허가 폭죽공장에선 아이들이 폭죽 안에 도화선을 집어넣는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제조 공정중 가장 위험한 이 작업은 작은 손을 가진 아이들의 몫이다. 도화선 5만개를 집어넣으면 30위안(약 5000원)을 번다.

후난성 남부 한 마을의 12살 소년 탄빙옌은 세살 때부터 이 일을 시작한 ‘숙련공’이다. 그는 “우리 마을과 근처에서 12살 넘은 아이들 중 열에 여덟명은 학교에 가지 않을 때면 폭죽공장에서 일한다”며 “집에 돌아가면 녹초가 돼 밥만 먹고 쓰러진다”고 했다. 부모가 도시로 일하러 가거나 질병을 앓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함께 일한다. 빙옌도 폭죽공장에서 받은 돈으로 학비를 낸다.

중국 전체에는 정부 승인을 받은 7500여개의 폭죽 공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무허가 영세공장이 농민공과 어린이들을 고용해 폭죽을 만든 뒤 허가를 받은 공장에 팔아넘긴다. 정부의 단속에도 이 수익성 높은 사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가운데 해마다 수십명의 어린이들은 열악한 폭죽공장에서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지난해 11월12일에도 광시성 허저우의 폭죽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이곳에서 일하던 7~15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상을 입었다. 광저우시 당국은 지난 7일 “무허가 업자들이 부모가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가고 남겨진 아이들을 속여 시간당 1위안(170원)씩을 주고 일을 시켰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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