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분유 파동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가운데 산시(陝西)성에서 또다시 멜라민 분유를 생산해오던 업체가 적발됐다.
산시성 시안(西安)시 린퉁(臨潼)구의 유제품 생산업체 진톈(金田)이 최근 멜라민 분유에 연루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신민망(新民網)이 12일 보도했다.
이 업체가 멜라민 파동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이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채 문을 굳게 잠그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시안시 위생당국은 이 업체의 유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는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한 관계 공무원은 "진톈이 멜라민 유제품을 생산, 광둥(廣東)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며 "진톈에 대한 조사는 물론, 문제의 제품이 광둥지역에 유입됐는지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세워진 진톈은 연간 500만-700만 위안(8억5천만-11억8천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중소업체로, 2006년에도 시안시 위생당국의 표본검사에서 대장균과 곰팡이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5.9%의 제품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던 '불량 업체'였다.
시안의 유제품 업계 관계자들은 "진톈을 비롯한 이 일대 소규모 업체들은 우수한 유제품 업체들은 구매하지 않는 불량 원유(原乳)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했다"며 "이들 업체가 구매한 원유 가격은 정상적인 원유가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진톈 이외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유제품 업체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시안시는 관내 16개 유제품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톈같은 불량 업체가 버젓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무원들과의 결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진톈까지 연루되면서 산시성은 멜라민 분유 파동 재연의 진앙으로 떠올랐다.
최근 멜라민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난 유제품 생산 업체들에 문제의 분유를 대량 공급한 것으로 드러난 웨이난(渭南)시의 러캉(樂康)과 셴양(咸陽)시의 진차오(金橋) 등이 모두 산시성에 있는 업체들이다. 2008년 멜라민 파동의 주범도 산시(山西)성 쓰좌장(石家庄)의 싼루(三鹿)사였다.
멜라민 파동 재연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얻게 된 산시성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샤오밍(鄭小明) 산시성 부성장은 지난 10일 "멜라민 문제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해당 지역의 최고 책임자와 담당 국장을 면직시키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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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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