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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돌아오지 않는 ‘귀성 농민공’

등록 2010-02-15 21:32수정 2010-02-17 10:58

30% “연휴 뒤 공장 안돌아가”
가깝고 물가 싼 지역서 재취업
중국 연해지역 기업들 인력난
중국 경제의 축인 농민공(농촌호구를 가진 도시 노동자)들이 춘제(설)를 맞아 고향으로 대이동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광둥성 등 연해지역 수출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지역균형 발전 정책으로 내륙지역에 일자리가 늘면서 연해지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춘제 때 귀향한 뒤 돌아오지 않아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주문이 몰리고 있으나 ‘민공황’(농민공 인력난)으로 주문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기업인들은 호소한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최근 광둥성 선전 역에서 귀향하는 농민공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30%는 춘제 연휴가 끝난 뒤 선전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쓰촨 출신의 한 농민공은 “광저우의 임금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닌데 물가가 비싸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난, 쓰촨성 등 과거 낙후됐던 중서부 지역이 개발되면서, 농민공들은 물가가 높고 고향에서도 먼 연해지역 대신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이 최근 광둥, 산둥, 장쑤성, 상하이시 등 중국 9개 지역에 진출한 한국 투자기업 4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7개 업체가 춘제 뒤 심각한 인력난을 우려했다. 둥관에 투자한 한 의류기업은 120명 노동자의 절반 정도가 춘제 뒤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기술학교에 인력 충원을 부탁했으나 새 인력을 구해도 품질을 유지하기 힘들어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장쑤성의 한 기업도 전체 노동자 250명 중 100여명이 춘제 뒤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답했다

광둥성의 기업들은 직원들이 춘제 뒤에 돌아오면 임금을 올려주고, 다른 농민공을 데려오면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노동자들을 붙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작업장 내 에어컨 설치, 영화 상영, 식사 수준 향상 등도 제시하고 있다.

광둥성 둥관의 한 투자기업 관계자는 “16살 이상 중국의 취업가능 인구가 10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며 생산직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인력난이 심각해지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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