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농민공 저가노동 기피…제조업 인력부족 호소
‘세계의 공장’ 중국을 이끌어온 ‘저임금 노동력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올해 춘제(설) 연휴가 끝난 뒤 중국 연해지역의 수출기업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기업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민공황(농민공 부족 현상)이 중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뉴스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13개성 3239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0%가 “노동자를 구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대표적 수출기업 밀집지역인 광둥성 주강삼각주 지역에서만 200만명 이상의 농민공이 부족하다는 통계가 나온다. 전국 다른 성들의 인력부족도 심각해지면서, 우한 등 일부 지역 정부들은 노동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나가지 말고 지역 내에서 취업하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올해의 극심한 노동력 부족 현상은 중국 노동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상징한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중국은 1979년 개혁개방 이래 지난 30년 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해 급격한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을 추진해 왔으나, 이제는 저임금 노동력 시대가 막을 내렸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신경보>는 24일 전했다.
8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 농민공들은 더이상 과거와 같은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 권익이 보호되지 않는 저가노동 모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돈도 돈이지만 기술을 배워서 전망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젊은 노동자들도 늘고 있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여전히 저임금에 의존한 수출산업 중심인 가운데, 대졸자는 늘면서 ‘기업은 구인난, 백성들은 구직난’인 불균형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명보>는 분석했다. 농민공은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만, 대졸자들의 취업난은 매년 더 심해지고 있다. 올해 63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새로 배출된다. 칭화취업보장연구센터 양옌수이 소장은 “중국 산업이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는 노동집약적 산업 위주여서 고급 기술을 가진 인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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