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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광부들 8일만에 ‘기적의 생환’

등록 2010-04-05 21:03수정 2010-04-05 21:04

중국 구조대가 지켜보던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산시성 왕자링 탄광 침수사고로 갱내에 8일 동안 갇혀있던 광부들을 5일 구출해내고 있다.  샹님/신화통신 연합뉴스
중국 구조대가 지켜보던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산시성 왕자링 탄광 침수사고로 갱내에 8일 동안 갇혀있던 광부들을 5일 구출해내고 있다. 샹님/신화통신 연합뉴스
산시성 탄광 침수 사고
갇힌 갱도서 114명 구출
중국이 기적에 환호했다.

5일 새벽 중국 산시성 왕자링 탄광 사고 현장이 환호와 박수갈채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 탄광 침수사고로 153명의 광부가 갱내에 갇힌 지 8일 만에 처음으로 9명의 생존자가 발견돼 지상으로 끌어올려진 것이다.

기적은 계속됐다. 이날 저녁까지 114명의 생존자가 구조됐고, 구조가 진행중인 나머지 39명 가운데서도 1명만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석탄 물에 잠겨 검게 변해버린 생존자들이 잇따라 실려 나오는 모습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종일 생중계됐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눈이 가려진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들것에 누워서도 담요 밖으로 손을 내밀어 함께 살아남은 동료의 손을 놓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에이피>(AP) 통신은 “탄광 속 톱밥이나 나무껍질을 먹거나 잠이 든 동안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바위 틈에 벨트로 자신을 묶은 채 며칠 동안 버틴 생존자들도 있었다”고 구조팀을 인용해 보도했다. 생존자들은 저체온증과 심각한 탈수증 등을 보이고 있지만, 7명의 중태자를 제외하곤 비교적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째 갱내에 찬 물을 퍼내는 필사적인 작업을 펼쳐온 3000여명의 구조대원들도 눈물범벅이 됐다. 지난 2일 갱도 내로 이어진 파이프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며 생존자가 있다는 기대감이 번졌으나, 이후 그런 기미는 끊긴 상태였다.

중국 언론들은 190시간 넘게 견뎌낸 광부들의 생명의 기적이자 중국 탄광 사고 역사상 가장 기적적인 구조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고 이후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매몰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으며 장더장 부총리가 현장에 급파돼 구조를 지휘해 왔다.

‘해피 엔딩’으로 끝났지만 이번 사고는 세계 최대 탄광 사고 국가, 중국의 일면을 보여줬다.

대형 국유기업 화진자오메이 유한책임공사 소속인 왕자링 탄광은 개광을 7개월 앞두고 갱내 시설 작업을 하다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침수 사고가 발생해 작업중이던 261명의 인부 중 153명이 갱내에 갇혔다. 사고를 조사한 감독 당국은 며칠 전부터 갱내에 물이 차고 있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10월로 예정된 생산 개시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작업 속도를 높였다가 사고로 이어졌음을 밝혀냈다. <에이피> 통신은 사회 소요를 우려한 정부가 사고 광부들의 가족들에게 감시원을 붙였다고 전했다. 에너지의 70%를 석탄에 의존하는 중국에선 안전규정을 무시하고 채굴하는 사례가 많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루 7명꼴인 2631명이 탄광 사고로 숨졌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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