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환경 열악…생존자들도 천막없이 밤새워
“지진이 일어난 순간 큰 진동과 함께 순식간에 집이 무너졌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과 전화연결을 통해 현지의 사망자 통계를 전하던 칭하이 위수현정부 응급반의 푸부차이런 주임은 이 말을 하다가 목이 메었다. 그는 어머니를 가슴에 묻은 채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생존자들은 폐허 속에 묻혀 있는 가족들을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제대로 된 중장비도 없이 진행되는 맨손 구조 작업으로는 역부족이다. 폐허 속에서는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현지에는 14일 오후 황사가 몰아치고 기온은 영하 8℃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이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살아남은 이들은 천막도, 약품도, 의료진도 없는 상태에서 밤을 지새웠다. 전기도, 외부와의 통신도 모두 끊겼다.
제구진 주민 상줘장춰자(17)는 <신화통신>에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는 2층 건물에 가족 10명이 함께 있다가 4명만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그는 “한 명은 주검으로 발견됐고 나머지 식구들은 폐허에 묻혀 있어 생사도 알 수 없다”고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칭하이민족대학 학생인 둬제차이춰(23)는 <봉황위성텔레비전>에 “집이 무너진 뒤 오전 10시께까지 묻혀 있다가 가족들에게 구출됐지만 다리를 다쳐 전혀 움직일 수 없다”며 “아래에 묻혀 있는 동안 몇차례 지진이 계속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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