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엑스포] 생명체 본뜬 각국 전시관
영국 ‘씨앗’ 일본 ‘누에고치’
생명체 본따 전시관 설계
영국 ‘씨앗’ 일본 ‘누에고치’
생명체 본따 전시관 설계
전등과 텔레비전, 냉장고…. 인류의 생활을 바꿔놓은 많은 발명품들은 엑스포를 통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퍼져나갔다. 이번 상하이 엑스포는 다양한 첨단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며, 인류가 ‘녹색성장’이란 새 성장동력을 향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중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물 자체를 생명체처럼 설계한 독특한 전시관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국관은 ‘씨앗 대성당’이란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화제다. 끝 부분에 씨앗이 담긴 7.5m 길이의 가느다란 투명 섬유막대 6만개가 고슴도치처럼 둥근 건물을 감싸고 있다. 여기에 담긴 890여종의 씨앗은 영국왕실식물원과 중국과학원 쿤밍식물연구원이 협력해 조성한 ‘천년 종자 은행 프로젝트’ 가운데 고른 것이다. 투명 막대 외장재는 낮에는 자연광을 내부로 끌어들여 씨앗을 관찰할 수 있게 하고 밤에는 영국관 전체를 밝히는 광원 역할을 하는데, 바람이 불면 색이 변하면서 생명체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
일본관은 거대한 자줏빛 누에고치가 태어나 숨을 쉬는 모습으로, 생명체처럼 호흡하는 건축이다. 지붕을 태양광 발전 기능이 내장된 피막으로 둘러쌌고,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0%로 낮추는 모델 등 일본의 친환경 기술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영감을 얻은 아랍에미리트관은 이 나라가 조성중인 세계 최초의 ‘탄소 제로 친환경 도시’인 마스다르시티의 모습을 전시한다.
스페인관은 철근 골격에 손으로 직접 짜서 만든 등나무 판을 덧붙여 거대한 나무 같은 모습이다. 등나무 줄기마다 중국 고대문자로 시를 새겼고, 등나무 사이의 틈으로 빛이 들어와 내부를 비춘다.
상하이/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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