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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192송이 자본주의 꽃, 중국 대륙에 피다

등록 2010-04-28 21:22수정 2010-04-28 21:23

중국 상하이 엑스포 행사장의 모습을 공중에서 지난 23일 촬영한 모습.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엑스포 행사장의 모습을 공중에서 지난 23일 촬영한 모습.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상하이 엑스포 5월 1일 개막]
중, 580억달러 쏟아부어…7천만명 관람 예상
반식민 경험 상하이서 ‘중화제국 부활’ 선포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 행사장 중심, 황제의 관 모양을 형상화한 63m 높이의 웅장한 중국관이 다른 전시관들을 압도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황제가 천하를 호령하는 모양새다.

28일 찾아간 상하이 동부 황푸강변의 엑스포 행사장은 ‘중화제국의 꿈과 미래’를 선언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엑스포’를 선언한 중국은 여의도 면적(2.9㎢)의 두배 가까운 5.28㎢의 광활한 땅에 전세계 192개국, 50개 국제기구의 전시관들을 도열시킨 채 막바지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 개막 전야인 30일에는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이 열린다.

중국은 오랫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엑스포를 ‘경제 올림픽’으로 되살려냈다. 1851년 영국이 만국박람회를 통해 산업혁명의 최신 기술과 ‘대영제국’의 힘을 과시한 것처럼, 중국도 상하이 엑스포를 통해 중화민족의 부활과 떠오르는 첨단 중국을 선포한다. 선딩리 푸단대 교수는 “중국은 점점 더 잘하고 있으며, 중국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인들에게 엑스포의 역사적 의미는 특별하다. 엑스포의 전성기였던 19세기 중국은 빈곤에 찌들고 열강들의 반식민지로서 신음하던 국가였다. 특히 서구 열강의 지배를 받던 시절의 건물이 줄지어 있는 상하이에 새로 나타난 엑스포는 현대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중국의 상징으로 중국인들을 환호하게 만든다. 상하이의 회사원 추이화(27)는 “엑스포는 중국과 상하이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은 텔레비전으로만 봤지만 상하이 엑스포는 꼭 직접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위숭은 “상하이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수익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하이 엑스포
상하이 엑스포
엑스포는 중국이 펼칠 미래의 청사진이기도 하다. ‘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이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엑스포는 도시화와 친환경, 첨단기술 등 중국이 경제발전 모델의 전환을 위해 지향하는 목표들을 집대성하고 있다. 특히 엑스포 준비 과정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상하이와 인근 저장, 장쑤성을 아우르는 창장 삼각주 지역을 유럽의 라인강 유역이나 미국 5대호 유역과 같은 메갈로폴리스(거대도시군)로 탈바꿈시키는 도약대로 설정했다. 낡은 철공소와 조선소가 모여 있던 곳에 엑스포 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데만 42억달러가 들어가고, 약 580억달러를 들여 상하이에 3개의 지하철 노선, 새 공항 터미널 등 사회기반시설을 대규모로 구축해 도시 전체를 리노베이션했다.

하지만 만장일치의 환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국 상황에서 이런 거액을 엑스포에 우선적으로 투입한 것은 지나친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행사장 조성을 위해 철거된 1만8000가구 중 일부는 시위에 나섰다가 수감되기도 했다. 엑스포 폐막 뒤 시설들은 철거되고 고급 부동산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중국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상하이의 작가 한한은 블로그에서 “엑스포 구역 토지는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해 개발할 텐데, 결국 이번 엑스포는 정부가 개최하는 게 아니라 값비싼 부동산을 사게 될 소비자들과 부동산 투기꾼들이 개최하는 셈”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주 시범운영 기간 동안 운영 미숙과 무질서로 원성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동안 7000만명이 몰릴 엑스포 기간 동안 “중국의 화려한 하드웨어와 부실한 소프트웨어의 괴리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상하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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