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여명 병력 배치…모든 지하철역 검문·검색
엑스포 개막식을 하루 앞둔 29일 상하이는 삼엄했다.
엑스포 행사장과 주변 지역에는 이날부터 각 국가관 운영 관계자들을 제외한 이들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시내 곳곳에도 1만8000명 이상의 군·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개막식 불꽃놀이가 펼쳐질 황푸강변에 위치한 한국기업연합관 주변에도 28일부터 경찰의 출입통제선이 둘러쳐졌고, 무장경찰 병력이 배치돼 이곳을 취재하려던 한국 기자들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모든 지하철 역에선 승객들의 소지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며, 시내로 진입하는 차량의 승객들은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엑스포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상하이의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엑스포 행사장 건설로 집이 강제철거된 데 항의하던 이들을 노동수용소로 보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상 최고의 예산을 들인 최대 규모의 엑스포를 준비한 중국은 2년 전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테러와 시위 등에 대비해 물샐 틈 없이 강력한 ‘통제 엑스포’를 선보이고 있다. 엑스포가 일상생활을 ‘침해’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상하이의 젊은 회사원 장 아무개(26)는 “많은 상하이인들이 엑스포 개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개최하는 과정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하철 검색 강화, 인터넷 통제, 막대한 상하이 시민들의 혈세를 엑스포에 쏟아부은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한다.
언론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홍콩 일간지 <핑궈일보>는 기자 10명이 취재증을 신청했으나 한 명도 허가를 받지 못해 엑스포 취재를 금지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밖에도 엑스포조직위원회가 복잡한 규정을 내걸고 취재증 발급을 미뤄 현장에 도착한 많은 기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상하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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