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싼리툰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위)과 베이징 외곽 샤먼 지역에서 법원의 철거 강제집행 결정에 항의해 한 주민이 연좌시위를 벌이는 모습.
신화통신 분석…고위관리 임금, 평균보다 128배 많아
정상 소득외 뇌물 등 ‘흑색·혈색·금색·회색’ 수입 만연
정상 소득외 뇌물 등 ‘흑색·혈색·금색·회색’ 수입 만연
“중국 빈부격차가 ‘레드라인’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이례적으로 내놓은 장문의 탐사보도 기사의 제목이다. 11일에는 “탈세가 부동산 폭리를 만든다”는 후속기사도 실었다. ‘먼저 부자가 되라’는 정부의 구호에 따라 달려온 ‘중국식 사회주의’ 속에서, 폭발 위험 수위에 다다른 빈부격차와 부정부패, 권력과 결탁한 일부 계층의 폭리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통신은 중국의 지니계수가 현재 0.47 정도로 추정되며, 빈부격차가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통 0.4가 넘으면 불평등이 심하다고 보는데, 지난해 유엔개발계획 보고서가 가장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밝힌 홍콩(0.434)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이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노동임금연구소의 쑤하이난 소장은 “중국 도시-농촌 주민간 소득격차는 3.3배, 국유기업 고위 관리자와 사회 평균 임금 차이는 128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광산업, 주식은 자본을 가진 소수에게 부를 몰아주는 “폭리산업”이 됐다. 2009년 <포브스>가 집계한 중국 부호 상위 400명 중 부동산 기업가가 154명을 차지했다.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의 한 부동산 기업가는 “물류업에 종사할 때는 이윤이 7% 정도였으나, 부동산 산업에 2억위안을 투자했는데 3년 만에 2억위안의 순수익을 올렸고 다른 사업은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 탄광지대인 산시성 쭤윈현에선 외부 투자자들을 포함해 수백명의 억만장자가 나왔지만, 이 지역 광부, 농민들의 한해 평균 수입은 4359위안으로 전국 평균보다도 400위안 낮다.
웨이제 칭화대 교수는 중국 사회에선 “엉덩이(지위)가 지갑(소득)을 결정하는 괴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했다. “지혜와 노력으로 소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독점산업을 차지하거나 공무원 등의 신분을 통해 고소득을 얻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통신은 현재 중국의 소득 구조를 5가지로 구분했다. 임금과 보너스 등 정상적 ‘백색소득’ 외에 뇌물, 절도, 강도, 사기, 마약 밀매 등을 통한 불법 ‘흑색수입’이 존재한다. ‘혈색수입’은 불법 탄광과 벽돌공장 등 타인의 생명을 희생하고 고혈을 짜내는 수입이고, ‘금색수입’은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이다. ‘회색수입’은 기업가가 권력자들에게 명절 선물, 수고비, 강의료 등 명목으로 건네는 사실상의 뇌물, 리베이트 등으로 각계에 만연해 있다. 중국개혁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의 왕샤오루 부소장은 ‘흑색수입’과 ‘회색수입’이 약 4조8000억위안(814조 6837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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