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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초고속 녹색혁명’ 에너지 판도 흔든다

등록 2010-05-23 22:34

지난 2007년 3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투루판으로 가는 고속도로 양쪽으로 80㎞ 가까이 이어지는 풍력발전기 모습.  우루무치/김봉규 기자 <A href="mailto:bong9@hani.co.kr">bong9@hani.co.kr</A>
지난 2007년 3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투루판으로 가는 고속도로 양쪽으로 80㎞ 가까이 이어지는 풍력발전기 모습. 우루무치/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작년 태양전지·풍력터빈 생산 세계 1위로 껑충
2020년 친환경전력 15% 목표…미국과 ‘각축전’
중국 서부 산시성(陝西省) 시안의 민간우주항공산업단지에 위치한 룽지 실리콘 공장. 지난달 찾아간 이곳에선 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실리콘 기둥을 0.18㎜ 두께로 잘라 태양전지에 들어갈 웨이퍼로 가공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닝샤에 대규모 규석 광산을 운영하면서 확보한 원료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이 회사의 제품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으로 수출된다.

함께 공장을 돌아본 친환경에너지 전문업체 지앤알의 최오진 대표는 “2003년 처음 중국 태양전지 공장을 봤을 때는 장난 수준이었다. 당시 중국 제품을 일본 기업들에 보여주면 쓰레기 취급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뒤 중국산 태양전지가 유럽시장을 휩쓸더니 이름도 들어본 적 없던 중국의 선테크라는 회사가 단숨에 세계 2위로 올라섰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이 ‘초고속 녹색 혁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태양전지와 풍력발전 터빈 생산에서 단숨에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중국재생에너지학회 통계를 보면, 2009년 중국 태양전지 생산량은 4100㎿로 세계 시장의 약 40%다. 선테크, 잉리, 제이에이(JA) 솔라, 트리나 등 중국 기업 4곳이 세계 10대 태양전지 업체에 올라 있다.

발전량 기준으로는 미국에 뒤져 있지만, 중국은 세계에서 풍력발전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다. 지난해 1만3000㎿의 신규 풍력발전 용량을 추가해 세계 신규 용량의 34%를 차지했다. 간쑤, 네이멍구, 닝샤, 칭하이, 산시 등 중국 서북부에선 자동차로 몇시간을 달려야 끝이 보이는 흰 ‘바람개비’의 행렬이 광활한 사막과 초원 곳곳에서 강한 바람을 전기로 바꾸고 있다.


중 ‘초고속 녹색혁명’ 에너지 판도 흔든다
중 ‘초고속 녹색혁명’ 에너지 판도 흔든다
전문가들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그린 에너지’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미래 산업을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9년 신에너지 산업에 미국이 186억달러를 투자한 데 비해, 중국은 345억달러를 투자했다. 비결은 중국의 전략 변화다. 중국은 △미래 주력산업 선점 △전략적으로 국외 에너지 의존도 축소 △환경오염 문제 해결 등을 내걸고 금융위기 이후 청정에너지 산업을 경기부양책의 일부로 적극 지원했다. 지난 1월 원자바오 총리가 감독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창설했고, 2020년까지 중국 전력 생산의 최소 15%를 풍력, 태양열, 수력 발전에서 얻겠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 녹색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등의 각축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800억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기술 수출시장을 중국에서 찾기 위해, 게리 로크 미국 상무장관은 대규모 ‘클린에너지 대표단’을 이끌고 16~24일 홍콩과 중국을 방문중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외국 친환경 기업들에는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갖출 것과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식으로 문턱을 높이는 한편, 자국 기업들은 파격적인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며 지원하고 있다. 중국 풍력발전 터빈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005년 70%에서 2009년 12%로 떨어졌다고 유럽연합상공회의소는 집계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성장으로 인한 거품 현상이 청정에너지 산업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의 루전화 기자는 최근 <가디언> 기고에서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 정책과 보조금에 의존하려는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들면서 ‘풍력발전 거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풍력발전 터빈 생산이 이미 수요를 훨씬 넘어섰으며, 북서부 오지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풍력에너지를 수송할 송전망이 부족해 28% 정도의 풍력터빈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어 금융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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