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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혼다 노동자도 파업…‘저임금 분노’ 터졌다

등록 2010-05-30 21:02수정 2010-05-30 22:01

30만원도 안되는 월급에 2주째 일손 놓아
정부 이례적 방관 속 대규모 파업 조직화
중국 광둥성 포산에 있는 일본 혼다자동차 부품생산공장. 무더위 속에서 젊은 노동자 1900여명이 작업복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지난 17일부터 2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부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의 파업으로 광둥과 후베이 등에 있는 혼다의 중국공장 4곳의 조업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파업은 혼다가 2012년까지 중국내 생산을 28%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시작됐다.

이번 파업은 중국에서 보고된 최대 규모의 장기파업이라고 관영 <차이나 데일리>가 28일 보도했다. 파업의 도화선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불만이다.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에 힘든 월 1000~1500위안(약 17만4000~26만2000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며, 2000~2500위안 수준으로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허씨라고 성을 밝힌 한 노동자는 <신화통신>에 “파업 이후 회사가 한달에 300위안을 올려주겠다고 제시했지만, 800~1000위안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숙사에서 두명이 침대 하나에서 자야 하고, 회사가 수도료와 전기료로 매달 80위안을 떼간다”고 열악한 상황을 고발했다. 이번 파업은 애초 소규모로 시작됐으나, 회사가 주모자들을 해고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21일부터 대규모의 조직화된 파업으로 번졌다.

최근 대만계 전자기업 폭스콘의 중국공장에서 13건의 연쇄 투신자살이 일어난 데 이어 혼다 공장에서 장기파업이 벌어진 것은, 중국의 빈부격차가 임계점에 달했으며, 더는 중국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침묵하지 않는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당의 통제를 받으면서 노동조건 향상보다는 노동자 통제에 주력해온 노조와 1982년 헌법 개정 때 사라진 파업권 문제도 초점으로 떠올랐다. 베이징 이공대학 후싱더우 교수는 홍콩 <명보>에 “중국 노동자들의 파업·시위는 법적으로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헌법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특히 외자기업은 노조 대표들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조속한 시일 안에 노동자 권익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관망중인 것도 이례적이다. 당국도 위험수위에 다다른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 저임금 구조를 바꾸길 원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28일 사설에서 “혼다 파업이나 폭스콘의 자살은 중국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환경을 보여준다”며 “노동자들이 권리와 이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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