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 “잘했다” 반응
중국 후난성 융저우시 링링구 우체국의 보안대장인 주쥔(46)이 1일 오전 이 지역 지방법원 건물에 들어섰을 때 그의 손에는 권총 1정과 소총 2정이 들려 있었다.
곧바로 3층 법관 사무실로 올라간 그는 사건을 심리중이던 법관과 법원 직원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법관 3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3명은 부상당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주쥔도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의 정확한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쥔은 3년 전 이혼하면서 재산 분할에 대한 법관의 판결이 불공평하다며 법정에서 소란을 피운 적이 있으며 법원에 대한 보복심리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숨진 법관들은 주쥔의 이혼 소송과는 관련이 없다고 법원 관계자는 밝혔다.
최근 잇따라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무차별 칼부림이 벌어진 데 이어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사회가 너무 불안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토론 사이트 등에는 ‘법관들은 죽어도 싸다’ ‘주쥔이 법관들을 잘 죽였다’는 내용의 글들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어, 중국인들이 부정부패한 사법시스템에 깊은 분노를 품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상하이에서 자전거 번호판을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던 20대 젊은이 양자가 경찰관 6명을 살해한 뒤, 많은 이들이 양자를 영웅으로 묘사하며 응원했던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청년정치학원 저우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사람들이 이번 판사들의 죽음을 자신들이 겪은 불공정한 판결과 연결시키고 있다”며 “사건 자체보다 법원에 대한 깊은 불신이 훨씬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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