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공장 파업계기 구조 변화
노동력 줄고 정부 태도 바뀌어
노동력 줄고 정부 태도 바뀌어
4일 일본 혼다자동차의 중국내 공장 4곳이 조업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달 17일부터 파업을 해온 광둥성 포산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노동자들이 2일부터 조건부로 작업에 복귀하면서, 나머지 조립공장도 이날 재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품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은 회사 쪽이 제시한 임금 24% 인상에 동의하지 않고 계속 협상중이어서 혼다자동차의 완전 조업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혼다 노동자들은 3일 중국 언론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회사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시 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혼다 부품공장의) 1800명 노동자를 위해 파업하는 것이 아니며, 전국 모든 노동자의 이익을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에서 벌어진 최대·최장기간의 파업인 이번 혼다 파업을 계기로 중국 노사관계와 임금 구조 등에서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중국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이나 초과수당을 주지 않고 장시간 초과근무를 강요할 때 파업에 나섰으나, 이번 혼다 파업은 노동자들이 주동적으로 더 나은 임금과 노동조건, 노조 문제 등을 요구하면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파업을 벌였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보여줬다.
이는 중국이 ‘민공황’(노동력 부족)을 겪으면서 노사관계의 주도권이 서서히 노동자들에게 옮겨가는 상황과 맞물려 일어났다.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젊은 노동력이 줄고, 서부대개발 정책 등으로 연해지역까지 일자리를 찾아오는 노동자들이 줄면서 대표적 수출지역인 주장삼각주에서 20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급격한 노령화와 젊은 노동력 감소가 협상의 주도권을 고용주에게서 노동자로 옮겨놓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파업에 대한 태도도 뚜렷하게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임금 인상 도미노는 이미 시작됐다. 노동자들의 연쇄자살 사건을 겪은 대만 폭스콘이 30%, 베이징현대차 협력업체 성우하이텍이 15% 인상했으며, 베이징시도 현재 800위안(14만1000원)인 월 최저임금을 7월1일부터 960위안으로 20%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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