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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신세대 노동자 ‘계급의식’ 눈뜨다

등록 2010-06-09 19:37수정 2010-10-28 17:16

18~24살 ‘농민공’ 파업 주도
농사경험 없고 공장이 삶터
“권리·집단의식 계속 높아져”
지난달 17일 아침 7시50분 중국 광둥성 포산의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작업장에 들어선 노동자 탄즈칭(24)은 비상버튼을 눌러 컨베이어 벨트를 세운 뒤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 “월급이 이렇게 낮으니 일하지 말자.”

파업은 2주 넘게 계속됐고, 혼다가 4일 33%의 임금인상에 동의하고서야 끝났다. 파업 초기 머뭇거리던 노동자들은 탄즈칭 등 파업지도자들이 해고되고, 정부의 통제를 받는 노조인 공회가 파업 노동자들을 구타한 데 분노해 단결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3일 조업에 복귀하면서 발표한 공개서한에서 “우리 공장 노동자들은 강하게 단결해 자본에 의해 분열되지 말자. 우리 투쟁은 우리 공장 1800명 노동자의 이익만이 아닌 국가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노동자들이 달라졌다. 18~24살의 앳된 신세대 노동자들은 ‘노동 계급’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1979년 개혁개방 직후 ‘1세대 농민공’들은 열악한 노동 조건과 저임금을 견딜 수 없게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었다. 이들의 의식은 농민과 노동자의 중간에 있었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 농민공들은 중등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았고 농사를 지은 경험이 거의 없으며, 자신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터전인 공장의 노동조건을 바꾸는 데 훨씬 적극적이다. 중국인민대학 노동관계연구소의 창카이 소장은 <신세기 주간> 인터뷰에서 “중국 노동관계가 ‘개별 조정’에서 ‘집단 조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개인의 힘에만 의존해서는 권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권리 의식과 집단 의식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부품공장 노동자들의 ‘승리’를 신호탄으로 파업 물결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혼다자동차에선 2번째 파업이 일어났다. 배기장치를 납품하는 하청업체인 포산펑푸자동차부품회사 노동자 250여명은 7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광둥성 등 주장삼각주에 집중됐던 파업 물결이 북상하면서 창장삼각주 지역인 장쑤성 쿤산에 있는 대만기업 KOK인터내셔널 공장 노동자 2000여명도 4일부터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공장의 파업 노동자 수백명은 7일 거리로 진출하려다 1시간 정도 경찰과 충돌해 50여명이 다치고 30∼4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홍콩 언론들은 9일 전했다. 후이저우시의 한국계 기업인 아성전자에서도 6일 2000여명의 노동자가 파업을 벌였다가 8일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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