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휘 국제노동기구(ILO) 베이징사무소 선임자문위원
이창휘 ILO 베이징사무소 선임자문위원
중국 노사관계 전문가인 이창휘 국제노동기구(ILO) 베이징사무소 선임자문위원은 중국 정부는 파업물결에 대해 사회안정과 발전모델 개선, 위안화 절상 압력 해법 등 ‘1석3조’의 시각에서 대응하고 있으며, 임금인상으로 외국기업들의 탈출 행렬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국 전역으로 파업 물결이 확산될 조짐이다. 원인은?
“중국 노동시장이 노동력 부족 상태로 돌아섰고, 경제발전도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 노동자들의 욕구가 분출될 시점이다. 특히 최근 <인민일보>가 4회에 걸쳐 소득분배를 개선해야 한다는 글을 싣는 등 중국 정부도 노동자들의 흐름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 정부가 소득분배 개선을 강조하는 데는 1석3조의 포석이 있다. 사회안정과 경제발전 모델 개선과 함께 미국의 환율 압박을 새로운 방향으로 풀려는 고려도 크다. 위안화 절상은 기업에 부담이 되고 노동자에게도 별 혜택이 돌아가지 않지만, 소득분배는 다수의 환영을 받을 수 있다. 국제무역에서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게 돼 위안화 절상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중국 정부는 계속 파업을 용인할까.
“중국 정부에게 파업은 정치적 부담이지만, 정치적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용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의존형 성장 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내수의존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새로운 임금조례 등 대책도 내놓을 것이다. 물론 7일 쿤산에서 대만계 기업의 파업 노동자들과 경찰이 충돌한 사건은 정부에 고민이 될 것이다. 모든 파업이 혼다파업처럼 순조롭게 풀리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의 딜레마다.
-한국의 1987년과 같은 노동운동의 분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정치적 조건이 다르다. 정부의 통제선 안에서 진행될 것이다. 혼다부품공장 파업 협상 과정에서도 정부는 적극적 역할을 했다. 혼다의 중국 파트너인 광둥자동차의 사장 겸 당서기가 직접 노동자 대표들과 3시간 동안 마주앉아 요구를 듣고 협상을 했다. 창카이 인민대학 노동관계연구소장이 노동자들의 요청을 받고 자문을 맡아 5시간 동안 협상에 참여하며 중재역할을 한 것도 이례적이다. ”
-새로운 노동자 계급의식이 나타나고 있나?
“중국의 신세대 농민공들은 도시인으로서 생활하길 원하고 삶의 터전인 공장에서 권리와 이익을 지켜야겠다는 의식을 점점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임금인상 물결 속에서 외국기업들이 빠져나가고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중국 정부는 ‘창조적 파괴’를 실험중이다. 섬유·완구 등 한계기업은 다른 곳으로 나가고, 첨단산업과 내수 위주의 산업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일부 기업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기업들은 중국 내륙으로 이동할 것이다.” -전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1980년대 이후 세계는 중국의 저임금에 의존해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지내왔다. 중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물결은 전세계 경제구조에 영향을 줄 것이고,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정책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중국의 신세대 농민공들은 도시인으로서 생활하길 원하고 삶의 터전인 공장에서 권리와 이익을 지켜야겠다는 의식을 점점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임금인상 물결 속에서 외국기업들이 빠져나가고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중국 정부는 ‘창조적 파괴’를 실험중이다. 섬유·완구 등 한계기업은 다른 곳으로 나가고, 첨단산업과 내수 위주의 산업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일부 기업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기업들은 중국 내륙으로 이동할 것이다.” -전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1980년대 이후 세계는 중국의 저임금에 의존해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지내왔다. 중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물결은 전세계 경제구조에 영향을 줄 것이고,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정책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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