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사용 강요에 2000명 거리로
“광둥어를 지키자.” 25일 오후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서 시민 2000여명이 거리집회를 열었다. 주로 20~30대인 참가자들은 광둥어를 지지하는 글귀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채 광둥어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5일 광저우시의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광저우 텔레비전의 주요 프로그램에서 광둥어를 퇴출시키고 푸퉁화(보통화.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도록 제안한 뒤 광둥어 지키기 운동은 확산되고 있다. 광저우 텔레비전이 9개 채널 가운데 2개를 푸퉁화 방송으로 바꾸기로 하자, 이 정책이 ‘광둥어 말살 정책’이라며 분노한 광둥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위를 제안하는 글이 인터넷에서 확산되자 경찰은 글을 게시한 사람을 체포해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하는 등 시위를 봉쇄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광둥어는 광둥과 광시좡족자치구, 홍콩, 마카오 등에서 통용되는 중국어 방언으로 약 1억명이 사용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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