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습방식 대응전술도 훈련
중국 인민해방군이 3일부터 닷새 동안 서해와 인접한 산둥성과 중부 허난성에서 1만2000여명의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방공훈련을 벌이고 있다. 5일 서해에서 시작될 예정인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과 맞물려, 서해의 인접한 해역에서 중국과 한·미의 동시 대규모 훈련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민해방군 지난군구가 실시중인 이번 훈련에는 1만2000여명의 병력과 육해공군 소속 정찰기·전투기 등이 참가하고 있으며, 수도 베이징을 적군의 공습에서 방어하는 시나리오 아래 실전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걸프전 등에서 선보인 강력한 공습 뒤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전술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분석했다.
이번 훈련은 한달새 중국 군부가 공개한 8번째 군사훈련이다. 6월30일~7월5일 동해함대의 동중국해 실탄훈련을 시작으로 7월17~18일 서해 긴급해상수송 훈련, 25일 난징군구의 서해 장거리미사일 발사훈련, 26일 해군 북해·동해·남해 함대의 남중국해 대규모 실탄사격 훈련, 27일 지난군구 산둥성 군사훈련, 30일 베이징군구 전술이동훈련, 8월초 공군 티베트 전략물자 수송훈련 등이 잇따라 공개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군이 수십년 동안 훈련을 기밀로 유지해왔으며, 최근 잇따라 군사훈련 상황을 과시하듯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베이징의 한 군사분야 전문가는 “이전부터 계획된 연례훈련을 계산된 의도로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북아에서 후퇴했던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일거에 재확장되는 상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내적으로는 미국과의 경쟁 고조에 대한 사상무장을 강조하고, 한-미 군사훈련에 분노한 여론을 의식해 중국의 대응을 과시하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4일 “미국-중국의 군사·외교 대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서해와 산둥,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미국을 향한 경고 신호”라며 “미국이 중국 주변 해역을 포위하는 전략적 조정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미국의 봉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약 15%씩 국방비를 증액하면서 공군·해군 현대화, 미사일 개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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