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최소 127명 숨져”…원자바오 직접 구호지휘
수십년 만의 폭우가 중국 각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서북부 간쑤성에서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로 적어도 127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실종됐다.
간쑤성 간난티베트족자치주 저우취현에서 7일 밤부터 내린 폭우로 8일 새벽 산사태가 일어나, 8일 오후까지 12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2000명 정도가 실종된 상태라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실종 관련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고 밝혀 사망·실종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산사태가 저우취현의 주택가를 덮쳤고, 진흙과 무너진 집의 잔해, 자동차 등이 현을 흐르는 바이룽강으로 휩쓸려 들어가 강물이 대규모로 범람했다. 저우취현의 절반 이상이 물에 완전히 잠겼고 상당수 가옥이 무너졌으며 일부 도로에는 1m 두께의 진흙이 덮였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이 보도했다. 300가구가 사는 마을 전체가 흙으로 완전히 파묻힌 곳도 있다.
저우취현의 뎨무장텅 현장은 “7일 밤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산사태가 일어나고 전기가 끊겼다”며 “많은 사람들이 갇힌 상태지만 두껍게 쌓인 진흙 때문에 피해 현장까지 차를 운전하기도 걸어가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에 나선 인민해방군 관계자들은 “홍수로 휩쓸려간 사람들의 위치를 찾아내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피해자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차이나 데일리>가 전했다. 폭우가 계속되고 전력 공급과 통신도 끊긴 상태다. 저우취현 인구 13만4700명 가운데 약 33%는 티베트족이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 민감한 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재해의 긴급구조와 복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8일 긴급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저우취현에 도착해 구호작업 지휘에 나섰다. 저우취현의 재해를 제외하고도 중국 전역에서 올여름 폭우와 홍수로 6일까지 1454명이 숨지고 669명이 실종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